향선나무였구나!(3/23-5/10)

2021. 5. 11. 11:23동네에서 만난 식물/동네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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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공원 느티나무길 모퉁이에 서 있는 두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느티나무 그늘 밑에서 자라서 그런지 볼품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가 무엇인지 내내 궁금해 하면서 보고 지나가곤 했습니다. 

나무의 수피는 세로로 줄이 가 있어요. 

지난 3월 말, 나무는 아직 깨어나지 못해서 지난해 잎과 열매가 메마른 채 매달려 있었습니다. 

나무 껍찔이 꺼칠꺼칠하네요. 

열매가 총상꽃차례가 아니었을까? 짐작케 합니다. 

이 열매를 따서 살펴보니까 시과네요. 마치 느릅나무 열매처럼 얇은 막 속에 씨앗하나가 들어 있는 모습입니다. 

씨앗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막은 둥그스름합니다. 

이 얇은 막에 의지해서 바람을 타고 날아가서 씨앗을 퍼뜨리고 번식하는거지요. 

4월 말, 나무들은 녹색 잎을 달았습니다. 

잎들은 마주나기네요. 피침형입니다. 길쭉하면서 끝으로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이지요. 

햇살 아래 반짝이는 잎사귀가 예쁩니다.

자세히 보니까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병이 들어 쪼그라진 잎들이 보입니다. 

그늘에서 지내서 병에 잘 걸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무의 수피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면서 '넌 누구냐?'하고 속으로 물어보았습니다. 

그늘에서 자라서 나무가 예쁘게 자라질 못한 걸까요?

새로 돋아난 가지에 매달린 잎들이 마주나 있는 모습은 보기가 좋습니다. 

5월 초, 나무에 꽃봉오리가 확실히 많이 맺혔습니다. 

이제 꽃이 피면 금방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씁니다. 

자잘한 꽃봉오리들이 맺힌 나무의 모습이 또 달라 보입니다. 

햇살이 잘 비치는 쪽 가지에만 꽃봉오리들이 많이 맺혔네요. 

새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총상꽃차례의 꽃봉오리들이 맺혔습니다. 

꽃이 활짝 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아서 이 나무의 미스터리를 풀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 싶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공원을 산책했을 때 다시 이 나무를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답을 얻지 못했지요. 

그런데 해답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주어졌습니다. 

공원의 다른 쪽에 서 있는 세 그루의 나무. 바로 같은 종류의 나무였습니다. 

이 나무들은 바로 향선나무. 다른 이름으로 향쥐똥나무

그러고 보니 향선나무는 공원 밖 도시화단에도 여러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햇살 좋은 곳에서 자라는 향선나무들은 벌써 이렇게 자잘한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나무들은 5년 전 이미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향선나무'로 내부검색하시면 향선나무의 만개한 꽃, 설 익은 녹색열매를 보실 수 있습니다.) 

쥐똥나무와도 닮긴 했네요. 향쥐똥나무인 향선나무나 쥐똥나무나 모두 물푸레과 나무들이니까 닮은 모양입니다. 

햇살 아래 자라는 향선나무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향선나무를 알아보지 못했던 거지요. 

향선나무란 존재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라고 봐야겠지요.

나무를 잘 이해하려면 시간을 들여서 지켜보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싶습니다. 

저녁때라서 햇살이 부족해 꽃이 제대로 안 나왔는데, 맑은 날 낮시간에 다시 꽃사진을 찍어봐야겠습니다. 

이제 향선나무를 좀더 잘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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