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24. 14:29ㆍ동네에서 만난 식물/걷다 만난 화분
9월 중순, 상점 앞 화분에 제라늄 꽃이 활짝 피어 있어 걸음을 멈추고 구경했습니다.
무엇보다 제라늄의 꽃색이 너무 다양해서 신기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키웠던 제라늄은 진홍색꽃을 피웠거든요.
제라늄은 대개 봄, 여름에 꽃을 피운다지만 개발된 원예품종 제라늄은 사계절 내내 꽃이 핀다지요.
흰 꽃에 분홍무늬가 있는 꽃이 예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라늄은 Pelargonium hortorum인데, 원예교배종입니다.
두산백과에 의하면, Pelargonium hortorum은 무늬제라늄(Pelargonium zonale)과 제라늄(Pelargonium inquinans)를 이용해서 만든 품종이라고 합니다. 무늬제라늄은 잎에 검은 무늬가 있고 제라늄(Pelargonium inquinans)은 잎에 무늬가 없습니다.
Pelargonium inquinans와 Pelargonium hortorum을 모두 제라늄이라고 부르니까,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라늄이 원예품종인 Pelargonium hortorum라고 하니까, 제가 구경한 제라늄은 모두 Pelargonium hortorum로 보입니다. 이 제라늄의 특징은 연중 꽃이 핀다는 점입니다. Pelargonium inquinans은 봄, 여름에 꽃이 핀다고 합니다.
그런데 Pelargonium hortorum을 이해가 되질 않는데, '조날 페라고늄'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예전에 제가 키웠던 제라늄은 사진 속 제라늄처럼 진홍색꽃이 피고 잎에는 무늬가 있는 제라늄이었어요.
바로 위 사진 속의 제라늄과 같은 것을 키웠습니다. 꽃이 쉴새 없이 피어났지요.
제라늄에 대해 찾아보니까, 요즘 시중에 팔고 있는 제라늄은 꽃색도 다양하고 홑꽃, 겹꽃도 있고, 잎도 다양한 무늬가 있는 것들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제라늄향을 더 강화시킨 품종도 있었습니다. Scented leaf pelargonium. 꽃은 상대적으로 보잘것없지만 모기나 벌레를 쫓을 목적이라면 이 제라늄을 구입하는 것이 나을 듯 싶습니다. 예전에 모기를 쫓기 위해 제라늄을 키웠는데, 그 역할을 하지 못해서 실망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제라늄의 잎은 부드러운데, 잎이 거친 것은 '리갈 페르고늄(Pelargoniun domesticum)'이라고 부르네요.
이미지 검색을 해서 살펴 보니까, 리갈 페르고늄의 잎은 제라늄의 부드러운 거치와 달리 뾰족뾰족해서 좀 심술궂게 보이는 거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리갈 페르고늄의 꽃은 정말 화려하고 아름답더군요.
가게 앞에는 제라늄뿐만 아니라 로즈 제라늄도 보였습니다.
제라늄도 로즈 제라늄도 모두 쥐손이풀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제라늄은 키가 50cm까지 자란다고 하지만 로즈 제라늄은 1미터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로즈제라늄은 제라늄과 잎이 달라서 확연히 구별이 가능합니다.
로즈제라늄은 우리나라에서 구문초라고도 부르고 영어로는 Rose geranium이라고 부르네요.
그런데 로즈제라늄의 학명이 일치하지가 않습니다.
[두산백과]와 [국가농업기술포털'농사로']에서는 Pelargonium rosium이라고 하는데, [허브도감]에서는 Pelargonium capitatum이라고 합니다. 또 Pelargonium graveolens역시도 로즈 제라늄이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까 로즈 제라늄으로 불리는 Pelargonium속에 속하는 식물이 여럿이더군요. 그리고 Pelargonium rosium이라는 학명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로즈 제라늄을 라틴어로 쓴 이름일 뿐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Pelargonium capitatum에 비해 Pelargonium graveolens의 잎이 더 잎이 깊숙하게 갈라져 이빨모양처럼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속 로즈 제라늄은 Pelargonium graveolens으로 추측됩니다.
Pelargonium capitatum의 꽃은 흰색, 분홍색, 보라색이 있지만 Pelargonium graveolens의 꽃은 흰색과 분홍색이 있습니다.
사진 속 로즈 제라늄 꽃을 확인해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제가 앞서 포스팅한 로즈제라늄과 같은 품종으로 보입니다. 그때 꽃은 흰색이었지요.
('로즈제라늄'을 내부검색하시면 그 꽃을 볼 수 있습니다.)
Pelargonium graveolens은 영어이름이 Sweet scented geranium인데, Pelargonium capitatum은 Rose scented geranium입니다. Pelargonium graveolens은 잎에서 향이 나는데, 강한 향이 나는 것부터 약한 향이 나는 것, 향이 나지 않는 것이 있고, Pelargonium capitatum은 달콤한 향내가 나는 것, 장미향이 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국가농업기술포털'농사로']이 모기풀, 구문초라고 부르는 로즈 제라늄의 꽃은 흰 색과 분홍색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간정도의 향이 나는 식물로 설명합니다. 이 로즈제라늄은 Pelargonium graveolens로 보이고, [허브도감]에서 소개하는 로즈제라늄은 Pelargonium capitatum인 것 같아요.
아무튼 모기를 쫓기 위해서라면 제라늄을 구입할 것이 아니라 구문초(로즈제라늄)을 구입했어야 했구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