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 25. 13:4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하천가를 산책하면서 꼭 살펴보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프랑스 그래픽 디자이너 듀오인 M/M Paris의 작품인 17개 기둥 위 입니다.
혹시 그 기둥들 어딘가에 가마우지가 앉아 있나 확인하기 위해서죠.
지난 월요일에 보니까 가마우지 한 마리가 기둥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앉아 있는 자세를 보니까, 아무래도 한바탕 똥을 싼 것 같습니다.
꽁지를 뒤로 빼고 있네요.
배설도 하고 몸단장도 하고...
이날은 제일 높은 기둥 위에 가마우지가 앉아 있지는 않았지만, 가마우지들은 대개 17개 기둥 중 상대적으로 높은 기둥을 차지하고 머물다가 떠나곤 합니다.
지난 12일에는 기둥에 두 마리의 가마우지가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일 높은 기둥과 두 번째 높은 기둥을 차지했지요.
우리 하천가를 찾아오는 가마우지는 민물 가마우지랍니다.
사진 속 가마우지는 어린 가마우지로 보이네요.
민물 가마우지는 큰 새인데, 몸길이가 89-102라고 합니다.
민물가마우지는 해안, 바위섬이나 하구에서 사는데, 우리 하천가에 보이는 가마우지들처럼 내륙 하천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지요.
가마우지의 산란기가 5월하순에서 7월이고 알을 품는 기간은 34일, 둥지에서 사는 기간은 40일이라고 하니까, 어쩌면 이 가마우지는 작년 여름에 태어난 새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둥지를 떠난 지 얼마되지 않는 어린 새 아닐까요?
배의 흰 털과 검정 꽁지, 검은 발이 무척 귀엽게 보이네요.
가마우지들은 하천가에서 왜가리, 백로와 어울려 있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물가마우지가 남해 거제도 또는 서해안 섬에서 겨울에 흔히 목격되는 새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하천에서는 9월초부터 7월중순까지 보이는 새입니다.
뜨거운 한여름을 제외하고 거의 항상 가마우지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