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8. 17:46ㆍ동네밖 식물/수목원 식물원
물향기 수목원에서 이번에 물레나물을 만났습니다.
야생화 도감에서만 보던 식물을 직접 보니까 감개무량하네요.
물레나물이란 이름은 꽃이 물레바퀴를 닮아서 붙었다는군요.
다섯 장의 꽃잎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좀 기울어져 있는 모양이 물레바퀴를 닮았다고 생각했다지요.
물레나물 꽃은 주로 여름에 피지만 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도 꽃을 볼 수 있답니다.
노란 꽃은 가지 끝에 피고 하루 피고 바로 집니다.
암술은 하나지만 수술은 많습니다.
수술 끝이 붉은 빛이 도네요.
물레나물 줄기는 곧게 서고 네모집니다.
잎은 바소꼴. 잎자루가 없고 마주납니다. 잎은 줄기를 감쌉니다.
원래 물레나물은 산기슭이나 볕이 잘 드는 물가에서 자란다고 하네요.
물레나물은 도시화되거나 오염된 곳에서 살지 않는다고 하니 나름 고고한 식물이다 싶습니다.
도시에 살아서 이 식물을 만날 수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레나물은 물레나물과(Guttiferae) 물레나물속(Hypericum)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물레나물의 학명은 Hypericum ascyron.
[한국식물생태보감1]에 의하면, ascyron이라 종소명은 '단단하다'는 라틴어에서 왔는데 줄기가 목질화되어 단단해지기 때문이고, Hypericum은 Hyper(위)와 Ikon(그림)의 합성어인데, 악령을 쫓기 위해 그림 위에 이 꽃을 올려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겨울이 긴 중부유럽에서 5월1일 전날을 마귀할멈의 날로 부르는데, 집안을 악령을 쫓기 위해 성인의 인물화 위에 물레나물 종류의 식물을 올려 두는 풍속이 있었다는군요.
물레나물의 열매는 삭과(여윈열매)입니다.
벌써 열매를 맺은 것이 보입니다.
시든 꽃잎이 아직은 붙어 있는 풋열매입니다.
좋은 공기가 있는 곳이 아니면 살 수 없다는 물레나물.
환경이 날로 나빠지고 있고 날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으니 물레나물 보기는 점차 힘들어지겠군요.
물레나물은 주요감시대상종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물향기수목원에서는 <기후변화취약식물보존원>에 물레나물을 심어두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