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트], 기후온난화로 삶의 터전을 잃는 사람들의 이야기

2017. 4. 11. 16:22영상/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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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제틀린 (Benh Zeitlin)감독의 영화 [비스Beasts of the  suthern wild), 2013]를 판타지 영화라고 해서 보게 되었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오히려 드라마처럼 느껴졌습니다. 

떠난 엄마를 그리워하고 희귀병으로 죽어가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는 허시파피라는 여자아이가 

아버지까지 자신의 곁을 떠나버릴까봐 내내 두려워하고,

마침내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스토리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죽음을 회피하지 않을 용기를 가지고 아버지의 시신을 생전에 원하던 대로 배에 올리고 불을 붙혀 태우는 광경을 바라보는 허시파피의 모습은 

어린 아이의 모습 이상인 듯 싶었어요.


물론 허시파피의 상상의 이미지 속에서 빙하 속에 튀어나온 오록스라는 돼지를 닮은 괴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놓고 

판타지적 요소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욕조섬이라는 남쪽 끝 섬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기후 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녹아 섬이 물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이야기는 

오히려 오늘날의 기후변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군요.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다큐처럼 느끼면서 보기도 했지요. 

허시파피의 아버지가 왜 다들 배불리먹는데 자신들은 굶주려야 하는지를 질문할 때, 

소위 자연을 착취하고 훼손하며 살아가는 문명세계 사람들의 탐욕이 자연을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터전을 박탈하는 현실에 대한 고발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생각이상으로 감동적이었어요. 

그 감동 속에는 영화적 이미지로의 구현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Lucy Alibar의 원작 "Juicy and Delicieous"의 탄탄한 스토리에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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