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빙 빈센트, 고흐의 그림을 통해 고흐의 죽음을 이야기하다

2017. 12. 5. 09:37영상/삶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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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이번에 선택한 영화는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감독의 <러빙 빈센트(2017)>.

고호 그림을 좋아해서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사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보러 간 터라 고호의 시작부분부터 조금 놀랐습니다. 

고호의 붓터치를 살려서 만든 자막영상이 무척 멋지더군요. 

영화는 처음 자막부분만 아니라 영화 자체도 고호의 그림스타일의 동영상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호의 그림을 이용해서 그 그림들이 살아서 움직이도록 만든 노력이 대단했습니다.

100명의 화가들이 수작업을 했다는 설명에 정말 놀랐습니다.

이 영화는 반 고흐에게 바치는 오마쥬로 느껴졌습니다. 


영화는 반 고흐가 죽고 난 다음 1년 후의 이야기였습니다. 

권총자살로 죽었다고 알려진 반 고흐.

시나리오는 아르망이 이끌고 갔습니다. 

고흐에게 그다지 큰 관심도 없는 아르망이 아버지의 요구에 못이겨 시작한 일, 고흐 편지 전하기.

고흐의 편지를 테오에 전하기 위해서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테오는 고흐가 죽은 6개월 후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편지는 누구에게 전해야 할까요?

고흐를 돌보았던 가쉐 박사에게 전하기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르망은 고흐가 어떤 사람인지, 고흐의 죽음의 진상은 무엇인지, 고흐가 왜 죽어야 했는지를 알게 됩니다.

아르망은 오베르 쉬르 우와즈라는 마을에 잠시 머물면서 이 사람 저 사람과 고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고흐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고 살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사실 고흐는 무척 고독한 사람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고흐를 소외시킨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고흐는 사실 따뜻한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기억되고 싶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를 그렇게 기억하기도 했다는 것을 알면 고흐가 기뻐할지도 모르겠군요.


영화가 끝날 때 즈음, 고흐는 사실 죽고 싶지도 않았고 더 많은 그림에 대한 영감으로 넘쳐나던 시기에 자살을 선택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의 전폭적인 후원자였던 동생 테오의 죽음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에게 더는 삶을 허용하지 않은 것 같네요. 

살아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 밖에 팔 수 없었던 고흐와 테오의 형제. 

이들이 지금처럼 그림을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다면 고흐는 좀더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흐의 사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고흐의 그림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고흐의 그림의 노랑과 파랑색이 좋습니다. 

그의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붓터치도 좋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고흐의 그림이 움직이는 모습을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고흐가 별나라 어딘가에서 자신의 그림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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