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오리'? (하천오리 시리즈 28)

2018. 9. 7. 16:16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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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3이 행방불명되고 난 후 [농123시리즈]를 쓰지 말까 생각했지만 

농1과 농2가 존재하니, 그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는 그냥 써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시리즈 제목을 바꿨습니다. [하천오리 시리즈]로.


지난 주 목, 금요일 농1과 농2는 계속 오리섬3에 머물렀습니다. 

하천가의 풀은 아직 완전히 일어서질 못했고 물도 충분히 빠지지 않아서 농1과 농2에게 오리섬 3 근처에서 모이를 주었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 오리밥을 주러 하천가 오솔길을 걷고 있을 때였습니다 .

앗! 낯선 오리네요. 그러고 보니 전날 저녁 오리밥을 주고 건너편 길로 걸어내려오다가 

하천 건너편에서 어떤 오리가 꽥꽥꽥 우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 농3인가 해서 걸음을 멈추고 오리를 찾아보았습니다. 

바로 우리가 농3이 아닐까 했던 오리가 바로 이 오리였어요. 

알락오리. 우리 하천에서는 처음 만난 오리입니다. 

이 오리에게 농3가 떠났으니 네가 농1, 농2와 친구가 되어주렴, 하고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꾸가 없네요. 

좀더 걸어내려가니 까치떼가 길을 온통 다 차지했습니다. 

물이 빠지고 난 후 먹을 것이 더 많아진 걸까요?

아니면 그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서 먹이찾기에 분주해진 걸까요?

오리섬3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리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찌 알았는지 농1과 농2가 전날 먹이준 곳으로 금방 헤엄쳐옵니다. 

친구가 오리들에게 기장을 좀더 가까이 다가가서 주려고 하니까, 

농1은 기장을 먹으려다 말고 멈찟! 합니다.

친구가 몸을 일으키니 농1이 물속으로 이동합니다. 

경계심이 여전하네요. 다행입니다. 붙잡힐 염려가 없으니까요.

우리가 좀더 거리를 두고 서 있으니까 그제서야 안심하고 열심히 모이를 먹습니다. 

아직도 배가 많이 고픈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야생에서 충분히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찌나 분주하게 먹는지 서로 목이 꼬일 것만 같네요.

서로 급히 먹다가 부리가 맞부딪칠 것만 같아요.

(농2)

모이를 먹고 있는 농1과 농2를 바라보고 있다가 각자 독사진을 찍어보자 싶었습니다. 

농1과 농2도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싶어서요.

(농1)

농3이 없는 자리가 허전하지만 그래도 농1과 농2가 살아 있으니 그나마도 다행이다 싶어요.

농1과 농2에게 "잘 있어, 내일 봐~"하고 자리를 떠나는데 오리들이 우리를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인사하려고 그러는 거야?

아니면 우리가 움직여서 그 소리에 반응한 거야?


알 수는 없네요.


돌아오는 길에 농1과 농2는 그야말로 '하천오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에서 떠도는 고양이는 '길고양이', 들에서 떠도는 개는 '들개', 하천에서 떠도는 오리는 '하천오리',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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