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들의 만찬(하천오리 시리즈 65)

2018. 11. 7. 08: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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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일찌감치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당분간 오리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없게 되서 만찬을 준비했습니다. 

하1과 하2의 모습이 보입니다. 

물에 소금끼가 빠진 멸치를 줘 보려고 오리들을 불렀습니다. 

그런데 오리들이 도무지 다가올 생각을 하질 않네요.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농1,2와 야1을 만나러 길을 계속 갔습니다 .

오리들은 바로 우리를 알아보고 다가왔고 평소대로 기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소금기를 뺀 멸치도 하나씩 던져주었습니다. 

농2가 대부분을 먹고 농1이 조금 먹었습니다. 

야1은 큰 관심을 보이질 않네요. 

이번에는 떡콩고물을 주었습니다. 

이미 추석 때 한 번 먹어본 적이 있는 농1과 농2는 잘 먹습니다. 

하지만 야1에게는 낯선 먹거리인가 봅니다. 

야1은 기장 중심으로 먹네요. 

야1의 식사 중 이동은 계속됩니다. 

오늘따라 농1과 농2의 텃세가 커세서인지 아니면 야1이 이미 배가 불러서인지 식사를 금방 끝냅니다.

야1이 콩고물 먹기에 도전해 보지만 잘 먹지는 못합니다. 

그리고 식사를 끝냅니다. 

야1이 식사를 일찌감치 끝내고 자리를 떴지만 농1과 농2의 식사는 계속됩니다. 

기장이 평소의 2배는 될 양인데, 오리들은 있을 때 먹어두자, 하는 듯이 식사를 이어갑니다.

농2도 충분히 먹었는지 자리를 떴습니다.

하지만 농1의 식사는 계속됩니다. 

농1의 식사량이 상당히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야1이 꽥꽥 거리면서 물 속에 머리박기를 계속합니다.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니 마치 딸꾹질하는 듯합니다.

혹시 너무 과식해서 딸꾹질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낯선 콩고물이 뭔가 불편하게 한 걸까요?

알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야1의 물 속 머리박기는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농2가 다시 돌아와서 농1과 함께 식사를 다시 시작합니다. 

하지만 물속 머리박기를 한참동안 한 후, 야1은 오리섬5에서 깃털을 다듬네요.

깃털을 다듬는 걸 보니 아무래도 식사는 끝낼 생각인 모양입니다. 

물도 좀 마시고

날개도 펼쳐봅니다.

야1의 앞쪽 깃털 다듬기.

그런데 야1이 도대체 무얼 먹는 걸까요?

하지만 다시 깃털 다듬기를 계속하는 것을 봐서 깃털을 다듬기 위해 물을 마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야1의 깃털이 하나 떨어져 물 위로 미끄러져 갑니다.

이제 오리들 모두 식사를 중단하고 물 위를 헤엄칩니다. 

농1이 날개를 활짝 펼쳐보입니다. 마치 우리가 온몸이 뻐근해 기지개를 피는 모습 같네요. 

실컷 먹었겠지요?

멀리 흰뺨검둥오리 가족들이 지나갑니다. 

흰뺨검둥오리들이 물 위를 헤엄쳐 지나가는 동안, 

하천오리들은 다시 식사를 하러 물가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오리들에게 한동안 오지 못할 거라고, 그동안 잘 지내라고 인사하며 떠났지만 오리들은 귀담아 듣지 않네요. 

집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없는 동안 오리들에게 가끔 식사를 챙겨줄 또 다른 덕맘에게 오리를 잘 부탁한다고 연락했습니다.   


오리들이 남은 11월을 잘 살아내길 바래봅니다. 

혹시 하천에서 이 오리들을 만나면 먹을 것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리들아, 하루하루 무사히 잘 지내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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