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은 오리들이 살찌는 계절?(하천오리 시리즈 77)

2019. 1. 18. 16:53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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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에는 가는 길에 유기오리 커플을 만날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곧장 오리 세식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돌다리가 보이면 벌써 오리들이 어디 있는지 두리법 거리게 됩니다. 

근처 풀들이 모두 누웠네요. 

친구와 만나기로 하고 혼자 먼저 도착했기에 세식구 오리들이 지내는 구역에 있는 오리 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계속 모양과 크기가 바뀌고 있는데 물이 줄어들어 바닥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오리섬 1은 아주 많이 길쭉하게 커졌고 오리섬 2도 드러났습니다. 

오리섬 4의 풀들이 멀리 누렇게 변한 채 쓰러져 있습니다. 

오리섬 5는 너무 넓어져서 길가의 풀숲과 이어졌습니다. 

아... 농1과 농2가 보입니다. 야1은 곁에 없네요. 

야1이 떨어져 있습니다. 꽥꽥 거리면서 농1과 농2를 향해 헤엄쳐갑니다. 

마치 '같이 놀자~'하며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셋이 어우러져 잘 놀고 있군요. 

멀리 덕맘이 보입니다. 돌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앗! 오리들이 저를 향해서 헤엄쳐 오네요. 

저를 발견한 모양입니다. 

이 날은 야1이 선두에서 옵니다. 

덕맘이 기장을 물 속에 뿌리는 동안 오리들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합니다.

그리고 요란하게 꽥꽥거립니다. 

식사를 하게 되서 즐겁다는 것인지, 아니면 식사를 제공한 사람이 나타나서 반갑다는 것인지, 아니면 빨리 달라고 조르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먹기 전에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로 짖습니다. 

이날은 기장을 너무 조금 준비해와서 넓게 뿌려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농1과 농2가 기장을 먹는 동안 야1이 끼어들지 못해 머뭇거립니다. 

요즘은 야생오리들이 주변에 많아서 오리 세식구가 식사를 하는 동안 그들을 보지 않고 주변의 오리들을 관찰하게 됩니다. 

오리 세식구 구역에서 지내는 청둥오리들 커플이 유난히 많아서 눈이 즐거운 계절입니다. 

청둥오리들은 그 자태도 아름다와 바라보는 동안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오리 세식구가 기장 먹기에 집중하는 동안 야생오리들은 나름대로 먹이를 구해 먹습니다. 

야1은 아무래도 기장 경쟁에서 밀려서 스스로 뭔가를 찾아먹습니다. 무얼까요? 

아마도 야1은 먹이찾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살이 통통하에 오른 것으로 보아서 말이지요.

기장을 먹고 난 오리들이 자리를 떠납니다. 

누룽지를 주려고 하니 유기오리들인 농1과 농2는 금방 달려옵니다. 

하지만 야1은 큰 관심이 없어 보이네요.

유기오리 커플에게 줄 누룽지를 남겨두고 오리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오리들이 누룽지를 물 속에서 찾아내 열심히 먹는 중입니다. 

나중에 오리들에게 멸치도 차레대로 나눠 주었습니다. 

아마 오리들의 배부른 저녁식사가 되었겠지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겨둔 누룽지를 유기오리 커플에게 나눠주었습니다. 

누룽지가 너무 자잘하게 부서져서 물 속에 던져주기가 좋지 않아 돌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오리들이 무척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물 밖에 고개만 내밀고 먹다가 급기야 돌 위에 올라와서 누룽지조작을 먹는 과감함을 보입니다. 


오리 세식구와 유기오리 커플에게 먹이를 주고 나면 그 주의 할 일을 다 한 듯한 느낌입니다. ^^

요즘은 거의 6일에 한 번씩 오리들을 만나러 가네요.

그래도 오리 세식구는 그리 배고프지 않은 것 같아요. 

유기오리 커플은 좀 배가 고픈 것도 같지만요.


겨울에도 하천에는 먹거리가 충분히 있는 걸까요?

야생오리들까지 넘쳐나는 겨울하천이니 먹을 것이 충분히 있긴 하겠지요.

어쩌면 세 식구의 유기오리들은 야생오리에게서 먹이를 구하는 법을 배워서 먹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오리 세식구에게 먹이를 나눠주는 덕맘들이 우리 말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오리들이 배고프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오리 세 식구는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야생오리들에 비해 너무 살이 찐 것 같아서 말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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