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7. 18:25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지난 화요일(4/23)에도 유기오리 커플을 밥돌 앞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잡곡을 뿌려둔 밥돌을 향해 서둘러 헤엄쳐옵니다.
배가 고팠는지 역시나 허겁지겁 먹네요.
왼쪽이 서번, 오른쪽이 동번.
동번이 더 체격이 좋습니다.
전날처럼 서번은 밥돌 위로 올라가 밥을 먹습니다.
오리들의 목이 서로 꼬일 지경입니다.
예전에는 동번이 서번을 부리로 공격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런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동번이 자리를 옮겼습니다.
물가에서 무얼 먹는 걸까요?
흙을 먹는 것도 같고...
그런데 누군가 건빵봉지와 검은 비닐을 버리고 갔습니다.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 정말 한심한 광경입니다.
서번은 혼자서 남은 잡곡을 먹게 되어서야 비로소 물을 먹어가면서 잡곡을 먹습니다.
같이 먹을 때는 혹시라도 잡곡을 적게 먹을까봐 그런지 물도 먹지 않고 계속해서 먹습니다.
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요.
동번이 먹고 있는 곳 주변이 너무 불결합니다.
고인 물도 더럽고, 버린 쓰레기도 불결하고...
건빵을 오리들에게 준 걸까요?
설사 오리에게 건빵을 줬다 하더라도 빈 봉지는 집으로 들고 가는 것이 맞겠지요.
제발 자기 쓰레기는 스스로 가져가는 시민의식 좀 가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왜가리를 발견했습니다.
흔히 있는 일이지만, 왜가리의 자태가 멋져서 사진에 담았습니다.
오리 세 식구가 머무는 곳에 도달했을 때 오리들이 보이질 않네요.
오리섬 4에 풀이 무성해졌습니다.
오리섬1과 오리섬2에도 오리들은 보이질 않네요.
물고기들만 눈에 띱니다.
하천물이 얕아서 헤엄치는 잉어의 등지느러미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오리 한 마리 보이질 않는 하천이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멀리 오리섬5, 오리섬3에도 오리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이날은 한낮 기온이 더웠던 날이라 오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걸까요?
친구 말이 전날 오리알을 둔 물 속에 더는 오리알이 없다고 합니다.
누가 가져갔을까요? 왜 가져갔을까요?
오리 세 식구를 결국 만나지 못해서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괜히 밥돌 주변에 동번이와 서번이가 있나 다시 둘러보았습니다.
이제 뽕나무 잎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군요.
오리를 애타게 부르는 친구의 등을 밀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월요일에는 오리 세 식구의 못 본척에 당황하다 겨우 잡곡을 주고,
이날은 오리 세 식구를 아예 만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