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발을 문 동물은 뱀? 아니면 물고기? 아니면 무엇? (하천오리 시리즈133)

2019. 6. 4. 07: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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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6/1), 조금 늦게 하천을 찾았습니다. 

주말은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 시선을 끌어 오리들에게 밥주는 일을 피하고 있지만, 

농원의 다친 발이 아직도 다 낫질 않아서 주말에도 밥을 주기로 한 거지요. 

돌다리2 근처에서 오리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동번인지, 서번인지... 

돌다리를 향해 헤엄쳐옵니다. 

서번이군요. 

겁이 많은 오리이니, 잡곡을 돌다리 바위 귀퉁이에 놓아두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동번이는 어딜 간 걸까요?

우리가 서번에게 잡곡을 주는 모습을 지켜보던 한 아주머니. 

이 아주머니와 오리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함께 큰다리1 아래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 아주머니는 매일 하천가로 산책을 나오시면서 오리들에게 빵을 던져주시나 봅니다.

새끼 청둥오리들에게도 빵을 던져주시네요.

빵을 던져주는 걸 무서워하지 않고 잘 먹는 청둥오리 아가들.

어미는 뒤에 떨어져 있습니다. 

항상 새끼들이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조금 늦은 시간에 나와서인지 농원과 농투가 큰다리2를 지나 상류쪽으로 이동해 습지 근처에서 스스로 먹이를 찾아먹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농원이 발을 다친 광경을 목격했다면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셨습니다. 

바로 습지 주변에서 물 속에서 뭔가에게 물린 것 같다구요.

물 속에서 퍼득거리면서 빠져죽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마침 근처에 있던 아저씨는 오리를 돕기 위해 돌을 들고 다가갔다더군요. 

겨우 오리가 빠져나왔고, 농원을 가운데 두고 야일과 농투가 양 옆에서 헤엄치면서 오리섬으로 돌아갔다고 했습니다.

정확한 날짜와 시간을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제가 오리가 발에 피를 흘리는 것을 목격한 날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후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저녁무렵 밥을 주러 갔으니까 그때 겨우 위험에서 빠져나온 직후 휴식을 좀 취하고 있던 때였던 같습니다.

아주머니는 오리가 물뱀에게 물렸던 것 같다고, 

당시 아저씨는 큰 물고기에게 물린 것 같다고 각자 추측해보였습니다. 

정확히 어떤 동물에게 물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뭔가에게 발을 꽉 물린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동안 헤엄치다가 어딘가에 발을 심하게 부딪친 것은 아닐까? 추측하고 있었거든요.

우리는 다리 밑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아주머니가 오리들은 휘파람을 불면 다가온다고 하시면서 휘파람을 불러 오리들을 불렀습니다. 

오리들에게 잡곡을 주기 어려운 장소라서 아주머니께 빵을 던져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이미 이 오리들에게 오늘 빵을 주었다고 이야기하시면서도 빵을 좀더 던져주었습니다. 

농원을 '노랭이'라고 부르네요.


해가 기울면서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오리들에게 잡곡을 주고 싶다고 해서 오리섬1을 향해 갔습니다. 

가면서 친구는 한삼덩굴잎을 채집했습니다. 

오리들이 오리섬1로 이동해옵니다. 

많이 어두워졌습니다. 

야일은 오리섬3에서 꽥꽥거릴 뿐, 잡곡을 먹으러 오질 않네요. 

이미 휴식을 취하고 잠들 시간이겠지요. 

하지만 농원과 농투는 잡곡도 먹고 한삼덩굴잎도 먹습니다.


오리들이 잡곡을 먹도록 두고 아주머니랑 우리도 집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13살인 된 푸들을 산책시키던 할머니가 잡곡을 먹는 오리들을 보면서 잠시 걸음을 멈추면서 오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할머니는 농원을 '띵뗑이'라고 부릅니다. 

발을 다친 것 같더라고 말씀을 꺼내시네요. 

밥을 주진 않지만 지나가면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다 가곤 하신다구요.


그러다가 아주머니, 할머니, 우리가 다 함께 오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떠나시고,

할머니와 함께 걷다가 할머니의 강아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이 키우던 푸들인데, 손자가 알레르기가 심해 할머니가 원치 않는 데도 떠맡게 되었다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할아버지도 이 강아지를 사랑하고, 

할머니는 강아지 덕분에 매일 산책을 하신다구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천가 오리들 덕분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네요. 

그리고 이 사람들이 각각이 다른 이름으로 오리들을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농원이가 누군가에게는 노랭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띵뗑이라는 것두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오리라는 것을 알게 되서 좋았습니다. 

다들 농원의 발이 아픈 것을 걱정한다는 것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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