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새끼들, 호박씨도 잘 먹네요.(하천오리 시리즈 134)

2019. 6. 5. 13:05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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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밥을 주러 매일 하천가로 출근하는 일과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일요일(6/2),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하천을 찾았습니다. 

일요일이라서 하천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저녁나절에는 많을 것 같아서 사람들을 좀 피해 외출시간을 정했지요. 

큰다리1 아래를 막 도착했을 때였습니다. 

동번인지, 서번인지 오리가 눈에 띱니다. 

날씨 더울 때면 다리 아래서 머무르는 오리의 선택은 좋은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다리 아래와 햇살 비치는 하천가의 온도 차이가 제법 나거든요. 

여름철일수록 다리 아래에 모이는 오리들이 많습니다.  

친구가 잡곡을 물가에 뿔려주는 동안 오리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리 아래는 어미 청둥오리와 새끼 오리들도 먹이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새끼들이 너무 자라서 어미보다 더 클 날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미에게 교육을 잘 받아서인지 먹이 구하는 능력도 뛰어난 것 같아요. 

집오리들과는 차원이 다른 야생오리들입니다.

다리 중앙에서 청둥오리가족을 지켜보면서 서번이가 먹이를 잘 먹는지 슬쩍슬쩍 살펴봅니다. 

청둥오리들과는 거리가 있어 안심하고 식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야생오리들에게 밥을 주지 않지만, 이날은 마침 호박씨를 가져간 것이 있어 새끼 오리들에게 줘보았습니다. 

새끼 오리들이 잘 먹네요.

어미 청둥오리는 새끼들이 먹이를 먹는 동안 먹이를 양보합니다.

작은 체격이 더 왜소하게만 보입니다.

식사를 어느 정도 끝냈는지 서번이 다리를 뜹니다.

그런데 동번이는 어딜 간 걸까요?

오리섬1에 도달했을 때 오리들은 보이질 않고 꼬마가 오리섬에서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오리를 찾아서 하류쪽으로 내려갔습니다. 

오리섬3으로 가서 오리들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날씨가 아직 무더웠지만 오리들이 달려오네요.

친구가 오면서 딴 한삼덩굴잎을 던져주었습니다.

한삼덩굴잎을 몇 장 먹더니 오리들은 잡곡을 주지 않으니 헤엄쳐 이동합니다. 

농원이 오른발로 잘 젓지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발을 움직이긴 하는 것 같습니다. 

날씨 좋은 날, 밝은 햇살 아래, 투명한 물 속의 오리발이 잘 보이네요.

오리들이 약간 움푹진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다가...

그곳에 잡곡을 주면 오리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겠다 싶었지요.

사람들의 시선을 잘 닿지 않는 곳이라서요.

잡곡을 물 속에 뿌려주었습니다. 

잘 먹네요.

야일은 언제나 그렇듯 조금 머뭇거립니다.

오리들이 사이좋게 식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풀이 많이 자라서 오리섬 3에는 오리들이 몸을 숨길 곳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야일과 농투가 떠난 뒤에도 농원이 끝까지 남아서 식사를 계속합니다.

농원이 좀더 회복이 된 것 같네요.

발을 다친 후에는 농투와 야일이 식사를 끝내면 덩달아서 식사를 끝내곤 했었는데 말이지요. 

원래의 농원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마음이 좋습니다. 

하지만 발이 나으려고 좀더 시간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농투와 야일은 천천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이제 농원도 식사를 끝냈군요.

오리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친구는 주변에서 한삼덩굴잎을 채취했던 모양입니다.

오리들에게 다시 한삼덩굴 잎을 던져주었습니다.

저는 하류쪽을 둘러보았습니다. 

우거진 나무와 무성히 자란 풀들 때문에 하천이 좁아 보입니다.

오리들이 한삼덩굴잎을 먹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서 친구가 오리를 부르면 찾고 있군요. 

햇살이 따가운지 오리들이 얼른 사라져 버리네요.

한삼덩굴잎을 먹고 싶지 않은 오리들을 두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평소와 달리 벚나무길을 선택했었지요. 

벚나무길은 하천을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길입니다. 

가는 도중에 시끄럽게 "꽥꽥' 우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돌다리 근처였습니다.

할 수 없이 잡곡을 주려고 하천가로 계단을 밟고 내려갔습니다. 동번이군요.

목청이 너무나 우렁차서 사람으로 치면 락 가수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서번을 부르느라 울었던 것 같은데...

처음 이 오리들을 만난 작년 여름에도 이렇게 큰 목소리로 울고 있었지요. 

그때도 동번이 서번을 찾는 소리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서로들 많이 떨어져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동번이 잡곡을 먹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시던 할아버지, 

"비둘기,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되는데..." 하십니다. 

비둘기, 잉어, 야생오리들에게는 인간이 먹이를 주지 않는 것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은 맞는 이야기겠지요. 


하지만 버려진 동물들의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유기된 고양이, 유기된 집오리와 같이 버려진 동물들에게는 생존을 위해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네요.

집오리는 야생오리와 달리 어미로부터 먹이를 구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 

먹이를 구하고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 수밖에 없겠지요.

조금씩 주변의 야생오리들로부터 자연 속에서 먹이를 구하는 법, 물을 지치는 법 등을 배워나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친 동물에게는 좀더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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