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8. 07: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화요일(6/4) 오리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우리는 청둥오리 가족들의 식사하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마침 호박씨가 있어 새끼 오리들에게 지난 번처럼 호박씨만 좀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호박씨를 먹는지...!
호박씨를 금방 먹어치운 청둥오리 새끼들은 더 달라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모른 척 했지요. 그랬더니 포기합니다.
다시 스스로 먹이를 구하기 시작합니다.
새끼 오리들이 정말 놀랄 만큼 자랐습니다.
휘파람 아주머니 이야기에 의하면, 새끼 오리들이 이제 나는 연습을 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나는 법을 배우면 이제 떠나갈까요?
청둥오리 가족들을 두고,
흰뺨검둥오리 가족들 찾기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가는 길에 돌다리2에서 서번을 만났습니다.
동번은 없었지만 서번에게라도 잡곡을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날개를 다친 흰뺨검둥오리가 등장했습니다!
비록 장애오리지만 야생오리인 흰뺨검둥오리를 보자마자 서번은 놀라 식사를 중단하고 달아납니다.
서번이이 떠나자마자 흰뺨검둥오리가 잡곡을 먹기 시작합니다.
서번은 주위에서 빙글빙글... 어쩔줄을 몰라합니다.
서번은 정말 겁장이 오리입니다.
이제부터 장애 흰뺨검둥오리를 '야둘'이라 부르기로 하지요.
야둘이 잡곡식사를 하는 동안 서번은 계속 주위를 맴돕니다
떠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야둘을 물리치고 "내 밥이야!"하고 강하게 나오지도 못하고...
야둘은 다리를 건너는 사람이 있을 때마다 잠시잠깐 자리를 피했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식사를 이어갑니다.
그동안 서번은 계속 배회만 하고... 정말 답답한 노릇이네요.
제 밥을 빼앗기는 바보 오리, 서번.
하지만 우리는 이 야생오리 야둘을 쫓지 않았습니다.
야둘도 서번 못지 않게 말랐으니까요.
장애가 있어서 오리 세계에서 외툴이가 되어 떠도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서번이 야둘과 나란히 식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겁장이 서번으로서는 힘든 일이겠지요.
만약 동번이 있었다면 야둘을 내쫓았을 것 같은데요... 글쎄... 모를 일입니다.
이 오리들을 두고 우리는 어둑어둑해지는 하천가를 떠났습니다.
서번과 야둘을 지켜보느라 너무 지체를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