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9. 07: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현충일날 초저녁, 큰 다리1 아래 도달했을 때였습니다.
청둥오리 칠둥이가족을 만났습니다.
칠둥이 가족을 촬영하고 싶었지만, 다리 밑이 너무 어둡고 줌을 당겨서 촬영하기에는 너무 영상이 흔들릴 것 같아 어떻게 하지? 잠시 주저하는 사이,
다리 상류쪽에서 집오리 동번과 서번를, 하류쪽에 청둥오리 삼둥이 가족을 동시에 발견했습니다.
할 수 없이 칠둥이 가족 촬영을 포기하고, 동번과 서번에게 잡곡을 주기로 했습니다.
칠둥이 가족은 천천히 멀어져갔습니다. ㅠㅠ
동번과 서번은 나를 보자마자 달려왔습니다.
잡곡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이 오리들을 최대한 청둥오리 삼둥이가족(청둥오리 귀염이 가족)으로부터 떼어놓아야 했습니다.
할수 없이 진흙 위에 잡곡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리 아래라 빛이 부족해서 플래쉬가 터져 적목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확실히 동번과 서번의 몸차이가 뚜렷합니다.
아마 동번이 있었더라면, 이틀 전 장애야생오리에게 잡곡을 빼앗기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서번은 이 구역에서 제일 힘이 없는 오리로 보입니다.
진흙에 잡곡이 파묻히는 것 같아 마음이 좀 안 좋네요.
하지만 동번은 진흙에 개의치 않고 잘 찾아 먹는 것 같습니다.
다리 중앙까지 삼둥이 가족이 이동해왔습니다.
저는 이 오리들이 동번과 서번의 식사를 뺏어먹을까봐 조금 긴장했습니다.
동번과 서번은 천둥오리 가족을 알아보지 못한 채 식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천둥오리 새끼들의 기민함!
동번과 서번을 향해서 재빠르게 이동하는 천둥오리 새끼들을 친구가 유인하기 위해 호박씨를 뿌려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잽싸게 친구쪽으로 다가갑니다.
동번과 서번이 식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계속 이 오리들을 잡아두기 위해
친구는 호박씨에 이어 튀밥까지 던져주었습니다.
동번과 서번의 식사도 거의 끝이 났고
더는 새끼오리들의 시선을 잡아둘 수 없어 내버려 두었더니
천둥오리 가족들이 동번과 서번 쪽으로 이동합니다.
이 새끼 오리들이 달려가는 모습은 정말 공룡 랩터의 모습과 닮은 것 같습니다.
얼마나 기민하고 공격적인지....
어쨌거나 이날 동생과 친구의 도움으로 동번과 서번의 식사가 무사히 끝이 날 수 있었습니다.
(동번과 서번에게 밥주기가 정말 힘드네요...진땀.)
아마 동번과 서번은 청둥오리 가족들이 이주하지 않는 이상 이 구역에서 제대로 밥을 얻어먹고 살기가 힘들 것 같네요.
이제 우리는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떠났습니다.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