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 새끼들, 세찬 물살에도 먹을 건 먹는다!(하천오리 시리즈138)

2019. 6. 11. 07: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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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6/7), 오리밥을 주지 않기로 마음 먹었던 날이지요. 

이제 농원도 많이 회복되고 해서 농원이 발을 다치기 전처럼 일주일에 두, 세 번 정도 먹이를 주기로 했거든요. 


야채를 사러가는 길에 돌다리1을 건너는 참이었습니다. 

청둥오리 귀염이 가족들을 발견했습니다. 

세찬 물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식사중이었지요.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한 생활력입니다. 

여전히 어미는 새끼들이 먹이를 구하는 동안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위험이 없나 지키고 있었습니다. 

새끼들은 거의 어미만한 몸집을 가졌습니다. 

길을 가다 말고 돌다리에 서서 오리들의 식사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자연 속의 생존은 참으로 격렬한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새끼 청둥오리 세 마리는 모두 암컷인가 봅니다.

새끼 오리들이 저를 향해서 아주 가까이 다가와서는 먹이를 달라는 시늉을 합니다. 

아마 그동안 호박씨를 줘서 그랬는지...


하지만 모른 척 했습니다.

야생오리들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 원칙도 지켜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제가 오리들에게 줄 먹이를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아서요.

한참 조르더니, 다시 스스로 먹이를 구하러 갑니다. 


휘파람 아주머니의 말로는 원래 청둥오리 새끼들이 4마리였는데, 한 마리가 죽었답니다.

죽은 오리 새끼를 보았다고 하더군요. 


태어나서 성장하기까지 치열한 생존의 노력이 있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제 생각에 귀염이의 삼둥이는 분명 살아남아 씩씩한 어른 오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귀염이가 이 새끼 오리들을 치열하게 키우고 있으니까요. 


지금껏 보면, 청둥오리 귀염이는 먹을 것을 먼저 새끼들에게 양보하고, 

또 식사를 하는 도중에도 끊임없이 새끼들의 안전을 지키는 모습에서  진한 모성애가 느껴졌습니다.  


한참을 지켜보다가 저는 제 갈길을 갔습니다. 

오리들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좀더 행복한 오후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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