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12. 07: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지난 토요일(6/8)에 큰 다리 1 아래서 동번과 서번을 금방 만났습니다.
동번과 서번이 떨어져 있을 때가 많아서 한 마리에게만 잡곡을 주고 돌아서면 마음이 좀 불편한데,
이날은 둘 모두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리 중앙에서 오리들이 있어 잠시 잠깐 긴장했습니다.
혹시 청둥오리 식구들인가 싶어서요. 그런데 아니네요. 흰뺨검둥오리 커플입니다.
돌다리4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멀리 오리가 보였습니다.
바로 날개꺽인 흰뺨검둥오리입니다.
며칠 전 집오리 서번에게 준 잡곡을 뺏어먹었던 바로 그 오리, '야둘'입니다.
야둘은 어찌 혼자 있네요.
오리들은 가족을 형성하고 지내는 동물인데, 홀로 지내기가 쉽지 않을텐데요...
야둘이 깃털을 다듬습니다.
깨끗하게 이곳저곳 깃털을 다듬고 있는 모습을 조금 지켜보았습니다.
장애오리라서 어쩌면 흰뺨검둥오리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동번, 서번과 함께 지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보았습니다.
가까이 있다면 잡곡이라도 나눠주고 싶었습니다.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는 뽕나무가 많습니다.
뽕나무 가지가 쳐져서 길을 막을 지경입니다.
바닥에는 익은 오디가 나뒹굴고 있네요.
오디를 주렁주렁 매달고 물가에 늘어져 있는 뽕나무 가지와 물에 비친 그림자가 아름답게 보입니다.
드디어 돌다리 5. 오리섬1이 나타났습니다.
비가 와서 풀이 넘어져 있군요.
그래도 물이 많이 늘지는 않았습니다.
오리섬1의 바닥에 철퍼덕 앉아 있는 농원의 모습이 풀과 나무 사이로 보입니다.
우리들의 도착을 재빨리 알아차린 오리들이 오리섬2에 벌써 도착했습니다.
오리섬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풀 너머로 오리들이 잡곡을 먹는 모습을 조금 지켜보았습니다.
오리섬2에서 식사를 하는 오리, 그리고 상류쪽으로 펼쳐지는 오리섬1의 모습과 돌다리5의 풍경.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오리들이 식사에 열중하는 모습이 아름답네요.
야일의 부리찌르기는 이날도 빠지질 않았어요. 농투를 향해 가볍게 부리찌르기 시도.
농투와 농원은 아무리 부리가 꼬이고 서로 방해가 될 수 있는 상황에도 부리를 찌르거나 무는 법은 없습니다.
오리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제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오리섬5 주변도 풀이 많이 자랐습니다.
오리섬 3은 풀에 가려져 잘 보이질 않을 지경이네요.
오리섬4가 있던 곳은 완전히 풀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작년에 비해 오리섬2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리섬1이 커졌지요.
오리섬의 번호는 집오리들이 이동한 순서를 뜻합니다.
야일이 식사를 끝내고 물가로 이동했습니다.
야일이 풀을 뜯어 먹길래 무얼 먹나 했더니...
애기메꽃잎을 먹는 거였습니다.
농원과 농투가 잡곡 식사를 계속하는 동안 야일은 애기메꽃잎 먹기에 바쁩니다.
정말 맛있나 보네요.
바로 그때였습니다!
청둥오리 삼둥이 식구가 큰다리1 아래 없어 어딜 갔나 했더니, 바로 이곳에 나타난 거예요!!
그럼, 청둥오리 식구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