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오리 한 마리가 행방불명!(하천오리 시리즈161)

2019. 7. 24. 08:3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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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7/19)은 낮 최고 기온이 무려 35도에 이르렀던 올여름 중 가장 더웠던 날이기도 했지만, 

우울한 저녁을 맞이했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무더운 날은 반드시 오리들에게 밥을 주러 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하천에 나가보았습니다. 

큰다리1 아래에 도착했을 때 집오리 동번과 서번은 없고 야생오리들이 있었습니다. 

청둥오리 암수 커플이네요. 

요즘 다리 아래서 한 번씩 보이는 청둥오리들입니다. 

그런데 동번과 서번은 어딜 갔을까요?

큰다리1 하류쪽에 서서 동번과 서번이 있나 살펴보려는데 왜가리 한 마리가 날아갑니다. 

오리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금방 헤엄쳐 오네요. 

밥돌이 사라져서 오리들에게 어디다 잡곡을 줘야 할지...?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곧 돌 위가 아니라 물과 흙이 접한 부분에 잡곡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동번과 서번은 날로 새까만 오리들이 되고 있습니다. 

오리들이 변함 없이 잘 먹네요. 건강해 보입니다.

다리밑 오리들을 두고 좀더 걸어내려가서 돌다리4에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니 

왜가리가 돌섬에 가만히 서 있고, 주변에 청둥오리들이 있었습니다. 

다둥이 중 일부겠지요. 

좀더 내려가서 습지에서 잠시 멈춰 주변을 바라보았더니 두 마리의 야생오리가 있습니다. 

이 오리들도 다둥이의 일부일 것 같아요. 

열심히 깃털을 고르고 있군요. 

드디어 오리 세 식구를 만날 차례입니다. 오리섬1에는 없군요. 

그런데 오리섬2의 잡곡 주는 곳에 농원과 야일이 기다리듯 있었습니다. 

그런데 농투가 보이질 않네요. 오리섬5쪽도 둘러보았습니다. 도무지 보이질 않습니다. 어디 있을까요?

혹시 오리섬3에 있나 싶어서 그쪽으로 걸어가보았습니다. 

농투는 보이질 않고 백로 한 마리가 머물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만히 지켜보니 백로가 날아가버립니다. 

오리섬3을 기웃거려봐도 농투의 움직임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풀만 무성하네요.

다시 산책길을 거슬러 올라가서 돌다리 5를 건너면서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멀리 친구와 농원, 야일이 보입니다. 

도대체 농투는 어딜 간 걸까요?

돌다리5를 건너가서 건너편에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건너편 산책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면서 봐도 농투는 보이질 않네요. 

결국 다시 오리섬2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주변을 훑어 보았습니다. 농투는 보이질 않습니다. 

야일은 잡곡 식사를 끝내고 물가로 가고 있군요. 

야일은 물 속에서 먹이를 구하고, 농원은 잡곡을 먹고 있습니다. 농투가 없으니 마음이 불안하고 좋지 않습니다. 

야일은 혼자 오리섬1로 이동해서 근처 물가에서 열심히 머리도 담궈보고 깃털도 다듬습니다. 

물 속에서의 몸단장, 더위 식히기가 끝이 났는지 섬으로 올라갑니다. 

농원은 홀로 꿋꿋이 잡곡을 먹고 있습니다. 

농투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 묵묵히 식사에만 집중하는 농원. 야속하네요.

농원이 잠시 식사를 멈춥니다. 하지만 아직도 농투의 모습은 보이질 않습니다.

농원의 식사가 계속됩니다. 풀도 먹고 잡곡도 먹고. 

식사를 끝낸 농원이 오리섬1로 가서 야일 곁에서 함께 깃털을 다듬습니다. 

농투가 없어도 아무런 걱정근심이 없는 모습입니다. 

농원과 농투를 두고 친구랑 하류쪽으로 좀더 내려가면서 농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오리들이랑 말이 안 통하니 답답하기만 하군요. 

우리가 오리섬2를 떠나고 난 직후 호루라기 아저씨가 검둥 강아지들을 데리고 오리섬2로 내려왔습니다. 

물 속으로 저벅저벅 들어가서는 불러도 오질 않는 오리들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시네요. 

조금 걸어내려가다 보니 청둥오리가 보입니다. 농투가 아닌 것이 아쉽네요.

이 주변을 넘어서 오리 세 식구가 가 본 적이 없을텐데...

낮은 폭포라고 제가 이름 붙인 곳이 물살이 아주 빠르게 흘러가는 곳입니다. 

이곳이 오리 세 식구의 하류 경계로 알고 있는데요... 농투는 어디에도 보이질 않군요. 

결국 우리는 농투를 찾지 못하고 불안감과 우울감을 안고 집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날은 농투에 대한 걱정으로 불편한 밤을 보냈습니다.  

도대체 농투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괜찮은 걸까요? 

혹시 이날 너무 무더웠기에 더워서 죽은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이 엄습했습니다.  

지난 여름, 농삼이 행방불명된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더욱더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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