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잉어의 새우깡 먹기 대결(하천오리 시리즈181)

2019. 8. 22. 16:08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반응형

화요일(8/20), 낮 최고 기온이 32도였던 날, 아직도 여름이 물러날 기세가 보이지 않던 날, 

저녁 6시가 좀 넘은 시간, 하천가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집오리 동번과 서번은 충분히 몸집 불리기가 되지 않았으니까,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밥을 주기로 했지요. 

오리 세 식구는 너무 비대해져서 지켜만 보기로 하구요. 

하천수위를 알아보기 위해 지나갈 때마다 찾아보는 자라돌. 

그런데 자라돌 위에 누군가을 싸뒀군요!!

똥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자라? 아니면 오리? 아니면 누구?

무덥고 맑은 날 저녁 나절에는 자라나 거북이 만나기가 힘든데도, 

자라돌이나 거북돌을 보면 혹시 자라 있나? 거북 있나? 살펴보게 됩니다. 

아쉽지만 자라돌 위에도 거북돌 위에도 자라도 거북도 없네요. 


거북돌을 지나가면 큰다리1이 나타납니다. 

큰다리1에서 오리들을 불러봐도 오리들이 오질 않을 때는 집오리들이 멀리 나들이 떠났거나 무지 배가 부르거나 

아니면 큰다리1 곁 밥돌 주위에서 누군가 밥을 주고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누군가 먹이를 주고 있네요.

꼬마가 자신의 간식거리 새우깡을 오리들에게 나눠주고 있었지요. 

그런데 꼬마는 새우깡을 자신도 먹으랴, 오리에게 주랴, 잉어에게 주랴... 바쁩니다.

꼬마랑 산책나오신 할아버지가 꼬마에게  재촉하십니다.^^ 

새우깡 먹느라 바쁜 꼬마에게 오리들에게도 새우깡을 나눠주라구요. 

꼬마가 새우깡을 오리들에게 던져주고, 

동번이 잽싸게 새우깡을 꿀꺽 먹어치웁니다. 

오리들이 새우깡 언제주나? 하며 주변을 왔다갔다 합니다. 

꼬마가 새우깡을 멀리 던지지 못해서 사람들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동번과 서번이  던져준 새우깡을 잘 먹지 못합니다. 

그럼... 그 새우깡은 누가 먹을까요?

던져준 새우깡은 물고기밥!!!  

새우깡 먹기 대결에서 압도적 승리는 잉어에게 돌아갔습니다.

동번과 서번이 새우깡 몇 개 먹은 걸로는 배고플 것 같아서 잡곡을 작은 바위 위에 올려두었습니다. 

오리들이 금방 다가오질 못했습니다. 꼬마가 바위 앞에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가 꼬마에게 뒤로 나와야 오리들이 밥을 먹을 수 있다고 꼬마를 부르니까 그제서야 오리들이 밥을 먹습니다.

할아버지가 뒤로 물러나도록 꼬마에게 설득해 보지만 꼬마는 뒤로 갔다가도 금방 다시 앞으로 나와서 오리를 보고 싶어합니다.

오리들은 꼬마가 다가오면 뒤로 물러났다가 뒤로 물러서면 다시 밥을 먹고... 

결국 할아버지가 꼬마를 데리고 떠나고 나니, 오리들이 편안한 저녁식사시간을 가집니다. 

오리들이 밥을 잘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가기로 했습니다. 

오리섬1에는 야일과 농투밖에 없네요. 

근처에 야생오리인 흰뺨검둥오리가 보입니다. 

야일과 농투가 천천히 헤엄치며 놉니다. 

도대체 농원은 어디로 간 걸까요?

농원이 풀 속에 있는 것 같아서 돌다리를 건너 건너편에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돌다리를 건너는데 왜가리가 풀 사이에 머물러 있는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줌을 당겨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농원이 풀 속에 확실히 있군요. 

붉은 뺨 농원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꼼짝을 하지 않으니... 컨디션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가 없어 답답했습니다. 

지켜보다가 농원이 꼼짝도 하질 않아서 그냥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터오리(흰뺨검둥오리)들이 바윗돌 위에서 깃털도 고르고 헤엄도 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띠네요. 

원거리 줌 상태가 나빠서 분명하게 보이진 않지만 평화로운 흰뺨검둥오리들의 저녁시간을 충분히 짐작해 볼 수는 있겠습니다.


여전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집오리들이 모두 무사하네요.

오리들을 생각하면 얼른 가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