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 봄날 하천을 찾은 야생오리들

2020. 4. 21. 12:0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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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하천가에서 야생오리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큽니다. 

오리들은 겨울철새지만 터오리(흰뺨검둥오리)들은 텃새라서 사계절내내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여러 마리가 어우러져 햇살을 쬐는 터오리들이 귀여워서 조금 다가가니 오리들이 금방 알아챕니다. 

더 가까이 있던 비둘기는 꼼짝도 하지 않는데, 터오리들만 놀라서 하천으로 달아나네요. 

그만큼 오리들이 겁이 많은 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동네 하천의 돌다리 부근. 지난 해에는 집오리들도 함께 이곳에서 지냈는데... 이 오리들이 죽고 난 후 하천이 텅빈 느낌이었습니다. 

청둥오리 커플이 돌아와서 다시 하천에서 헤엄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반갑네요. 

우리가 지난 해에 만났던 청둥오리들인지 궁금한데 가까이 다가가지 못해 확인하지는 못했습니다. 

숫컷 청둥오리가 물 속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개를 깃털 속에 파묻고 꼼짝도 하지 않아 죽은 건 아닐까 한참을 지켜보았습니다. 

미동도 하지 않는 청둥오리 수컷을 두고 저는 다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이 오리는 과연 죽은 걸까요?

아니면 아파서 잠시 물 속에서 몸을 식히고 있는 걸까요? 

3일이 지나고 다시 돌다리를 지나려는데 사람들이 돌다리 위에서 오리들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청둥오리 커플 때문이었지요.

커플 중 청둥오리 수컷을 찬찬히 살펴보니까 3일전 물 속에서 꼼짝도 않던 그 수컷으로 보입니다. 

뒷머리쪽 깃털이 파인 것은 같은 오리 같아요. 

수컷 오리가 건강하게 헤엄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암컷 오리는 깃털을 다듬네요. 이 암컷 오리를 자세히 보니, 지난 해에 이곳에 있었던 '벨'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들을 덜 두려워하고 이곳에 다시 돌아온 것으로 봐서요. 그리고 생김새도 좀더 성숙해 보이지만 벨 같아요.

청둥오리 커플을 만나면 올봄에도 귀여운 새끼오리들이 우리 하천에서 태어나지 않을까 기다리게 됩니다. 

작년에는 청둥오리 암컷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수컷의 수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청둥오리 수컷은 짝이 없나 봅니다. 

버드나무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던 날, 청둥오리가 물을 가르고 헤엄치는 모습을 잠깐 멈춰서서 바라보았습니다. 

물 위에는 버드나무 꽃가루가 떨어져 눈이 내리듯 합니다. 

집오리들이 죽기 전까지 지내던 섬에는 터오리들이 쉬고 있네요. 

청둥오리도 보입니다. 

어쩌면 터오리들은 작년에도 이곳에서 집오리들과 함께 지내던 그 오리들인지도 모르겠네요. 

집오리들이 모두 떠나버린 곳에 다시 찾아온 야생오리들, 반갑네요. 

한동안 야생오리들까지 만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렇게 오리들이 다시 돌아와준 것만해도 기쁩니다. 

작년 가을에는 분명 이곳 하천에서 오리들을 사냥하는 포식자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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