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24. 20: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어제 오후에 하천가에 나갔다가 깜짝 선물을 받았습니다.
집오리 동번과 서번이 지내던 곳 근처를 지날 때였는데, 아홉마리의 새끼 청둥오리가 태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했거든요.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작은 오리가 왔다갔다 했던 것 같은데... 진짜일까?하구요.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니 새끼 오리 한 두마리가 눈에 띠었습니다.
겁 많은 새끼 오리들이 재빨리 풀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어미 오리는 풀숲 근처에서 지켜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솜털 그대로인 아기 오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움직임이 재빠른지 눈으로 뒤쫓기가 어려울 정도였어요.
좀더 기다려보다가 새끼 오리들이 무려 아홉마리라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미를 따라 재빠르게 이동하는 아기오리들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어미 오리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새끼 오리들을 지키는 모습입니다.
이 어린 오리들이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여러 이유로 생존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니까요.
요즘 부쩍 왜가리들이 하천 곳곳에서 눈에 띠는 것이 정말 염려스럽습니다.
새끼 오리는 왜가리의 식사거리니까요.
아직 세상이 무엇인지 모르는 아기 오리들이 어른 오리로 성장할 때까지는 여러 고비가 있겠지요.
작년 청둥오리 에밀리가 3마리의 암컷 청둥오리만 키워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어미오리가 에밀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사진을 비교해보니 제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청둥오리 암컷은 제가 태어나서 어린시절을 보낸 곳으로 돌아와서 새끼를 갖는다고 하지요.
에밀리는 이 하천에 벌써 3년째입니다.
작년 봄에도 새끼를 낳고 양육을 했고 올해도 새끼를 낳은 것이지요.
제 관찰에 의하면 어미로서는 두 번째 해를 맞는 거라고 생각되네요.
앗! 아기 오리들이 재빨리 다른 곳으로 숨네요....
아무래도 저를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아홉 아기오리들이 머무는 곳 주위를 훑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오리들은 한 마리도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도 하천에 가보았지만 아기 오리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요.
아무튼 아기 오리들이 무사히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친구는 새끼 오리를 잡아먹는 왜가리가 싫어졌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