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갈등'의 어원이 된 덩굴나무, 연보라빛꽃을 피우다

2020. 4. 29. 19:23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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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가의 보라빛 꽃이 또 하나 피기 시작했어요. 바로 등나무 덩굴의 연보라빛 꽃입니다. 

등나무는 덩굴나무인데, 홀수깃꼴겹잎으로 작은 잎이 13-19개라고 합니다. 

사진 속에서 보기에도 작은잎들이 빽빽하게 매달려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직 꽃이 많이 피지는 않았지만 이제부터 피기 시작하려나 봅니다. 

등나무 꽃은 4월, 5월에 핍니다. 

[한국식물생태보감]에 의하면, 등나무가 살기 좋은 곳은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등나무는 양지바르고 습기가 적당하고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기 때문이라지요.

등나무는 난온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방과 제주도에서 주로 관찰되지만 야생은 드물다는군요.

대부분의 등나무는 관상수로 심은 것들이고 야생에서 자라는 것도 관상수에서 탈출한 것들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야생 등나무로는 부산 범어사 입구의 등나무숲의 고목들입니다. 천연기념물 제 176호라고 합니다. 

언젠가 범어사에 놀러갈 때 꼭 한 번 등나무숲을 관찰해보고 싶습니다. 꽃이 피는 봄날이 좋겠어요. ^^

등나무는 감고 올라갈 대상이 없으면 뿌리가 옆으로 이동하다가 감을 대상이 생기면 감고 오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칡은 왼쪽으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두 덩굴이 만나면 서로 뒤엉켜서 곤란한 상황에 이르니까, 거기서 '갈등'이라는 단어가 나왔답니다. 

그런데 칡은 냉온대, 등나무는 난온대에서 살기 때문에 사실 만날 일이 거의 없지만 두 식물의 교차지대에서 드물게 만날 수도 있겠지요. 

이렇게 칡과 등이 교차하는 지역이 바로 일본의 교오토, 나라지역 이남인 것으로 미루어봐서 '갈등'이라는 단어는 일본에서 나온 것으로 유추하네요.

어제 하천가에서 만난 등나무는 꽃을 이제서야 피우기 시작했지만, 오늘 이웃아파트 정원에는 등나무꽃이 만발했습니다. 

만개한 꽃이 아름다워서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요. 

꽃이 많으니 벌을 부르는군요. 벌이 바쁩니다. 

뒤영벌이 아닐까 추측해보지만 확신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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