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20. 11:52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학교 담벼락에 조성된 무궁화 동산에서 자라는 살구나무의 살구가 노랗게 익었습니다.
요며칠 살펴보니, 잘 익은 살구는 학교 안팎 화단에서 떨어져 뒹굽니다.
우리가 살구를 살펴보고 있으니까 지나가던 할머니들이 이 나무의 살구가 제일 맛있다고 굳이 알려주십니다.
살구를 맛본 친구는 맛이 좋다네요. 이곳의 살구를 주워 살구쨈을 담겠다는 야심을 보입니다.
지난 번에 매실나무로 착각했던 두 나무도 최근에 익어가는 열매를 살펴보니 모두 살구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선 포스팅을 수정하고 보충해서 올립니다.
평소 자주 건너는 인도교 모퉁이의 나무도 살구나무였지요.
5월초, 나무는 초록색 열매를 달고 있었습니다.
수피도 가지도 붉은 빛을 띱니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네요.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끝이 뾰족하게 빠졌습니다.
이 초록색 열매는 풋살구입니다.
잎을 찬찬히 살펴보니 어긋납니다.
잎가장자리에는 불규칙한 톱니.
잎을 보니 병이 든 것도 같습니다.
흰 반점들이 생기고 잎이 쭈글쭈글해지네요. 무슨 병일까요?
5월에 달린 초록 열매는 6월에 익는다고 합니다.
초록 살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무척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 살구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저 열매가 매실이 아닌 것이 아쉽기만 하네요.
잠시라도 매실나무로 오해하고 바라보던 즐거움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 살구나무는 병이 들어서인지 일찌감치 이렇게 풋열매를 떨어뜨렸습니다.
떨어진 철쭉꽃들과 함께 나뒹굴고 있었지요.
5월 중순, 다시 이 살구나무를 살펴보러 갔지요.
열매를 일찌감치 떨어뜨려 열매가 별로 보이질 않습니다.
끝에 새로 난 잎은 붉은 색을 띠네요.
아직 열매가 보이긴 합니다. 햇살 좋은 쪽 가지의 열매는 달려 있군요.
중국에서 살구나무는 병을 고치는 좋은 나무로 여겨져서
위중한 병에는 5그루, 가벼운 병에는 1그루의 살구나무를 심겠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네요.
살구나무로 목탁도 만들고 빨래다듬이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귀한 나무였던 살구나무가 우리동네 곳곳에서 자라고 있어도 그리 귀히 여겨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인도교 반대편 끝자락 도로가에서 자라던 또 다른 살구나무.
이 살구나무도 매실나무로 오해했었지요.
나무가 커서 열매가 얼마나 많이 달려 있었던지!
이렇게 큰 살구나무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살구나무의 수피는 이렇게 울퉁불퉁하군요.
잘 자란 살구나무가 탐스러워서 잠시 서서 살펴보았습니다.
이 두 살구나무의 봄꽃을 내년에 꼭 보고 싶군요.
6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살구가 익어가는 계절에 살구나무를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인도교 끝자락 도로가에서 자라던 키큰 살구나무에는 살구가 노랗게 익어가는 중입니다.
이제 좀더 익으면 저절로 떨어지겠지요.
지금도 살구가 길 위에 또르르 구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띱니다.
친구는 떨어진 살구를 맛보더니 맛이 없다고 합니다.
완숙되지 못한 살구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맛없는 살구가 열리는 건지?
이날 확실히 이 나무의 정체가 살구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동네에는 살구나무가 무척 많이 자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실나무는 아파트 화단 이외에서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