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29. 12:27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요즘 벚나무길을 걷기가 좀 곤욕스러운데요... 벚나무 사이사이 심어둔 능수버들의 씨앗 솜털이 너무 날리기 때문입니다.
근처 흙바닥에는 이렇게 솜이 덮힌 것처럼 하얗게 씨앗들이 내려앉았습니다.
바람이 부는 날에는 이 씨앗 솜털이 너무 날려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걸어다니기가 힘들어요.
코도 가렵고 얼굴도 가렵고 때로는 눈에도 날아들어서 고통스럽지요.
올해는 버드나무류 씨앗이 날리는 광경을 제대로 영상으로 담지 못해서 예전 영상을 올려봅니다.
하지만 하천가로 내려가면 예전만큼 버드나무류의 씨앗이 그리 날리지 않습니다.
하천 물 위를 소복히 눈처럼 솜털이 덮고 있는 모습은 보기가 힘들지요.
그동안 시에서 버드나무류를 베어내고 물난리가 난 다음에는 아예 갯버들과 키버들 대부분을 베고 버드나무, 왕버들, 능수버들도 큰 나무만 몇 그루 남기고 베어버려서 버드나무류의 나무들이 확 줄어들었지요.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이 나무들이 사라져서 봄날 걷기가 좋다면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베어버린 나무들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지난 2021년 사진첩을 들춰보면서 4월의 갯버들과 키버들의 사진들을 찾아 올려봅니다.
키버들과 갯버들은 키 작은 버드나무류인데요, 우리 하천가에는 이 나무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갯버들과 키버들의 구분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이른 3월에 꽃이 피기 시작한 갯버들과 키버들은 4월로 들어서면 하나 둘 열매를 맺습니다.
버드나무류의 열매는 솜털을 두른 채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서 씨앗을 퍼뜨리지요.
버드나무류의 씨앗이 나는 4월에는 하천 산책이 힘들어집니다.
저처럼 버드나무류 씨앗의 솜털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하천가에 버드나무류가 있는 것은 생태적으로 유익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보기에도 아름답구요.
너무 지나치게 인간의 편익을 위해서 나무를 대하는 자세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시의 나무들이란 것이 꽃꽂이 하듯 심었다 벴다 하는 것이 다반사이지만 나무도 엄연히 생명체니까요.
벌써 3년 전 하천가에서 자라던 갯버들과 키버들 사진를 보고 있으니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5월초까지 버드나무류의 씨앗이 날렸던 것 같은데요, 어제 산책길에는 씨앗 날림이 한결 적어졌다 싶었습니다.
마스크 없이 걸어도 걸을 만했어요.
이 사진을 찍은 때가 4월19일이군요.
올해도 이 시기 즈음 가장 씨앗이 많이 날렸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하천가에서 뒹구는 버드나무 씨앗의 솜털 구경도 하기 어렵습니다.
키버들과 갯버들은 우리 하천가에서 거의 다 사라졌지만 아직 버드나무, 왕버들, 능수버들은 몇 그루가 남아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