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6. 15:36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장마비에 태풍의 영향까지... 비가 엄청 내린 날들이 지나고 나서도 간간이 소나기가 쏟아지기도 하고...
하천가의 오리들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제 늦은 오후 하천가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오리들이 어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구요.
평소 오리들이 지내는 돌다리 근처에 와 보니...
물이 빠른 속도로 돌다리를 삼키고...
또 오리들의 작은 섬을 삼키고...
그렇게 한강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리들의 섬이 다시 모습을 보이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풀들도 쓰러져서 아직 고개를 완전히 들지 못하고 있네요.
흙탕물의 수위가 높아졌고 오리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루동안 비가 오면 오리들이 찾아가는 곳, 두 번째 안식처 근처도 가보았습니다.
그곳도 거의 물에 잠겼네요.
오리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포기하고 터들터들 걸어가는데...
저... 멀리서 오리들이 달려옵니다.
세 마리네요.
농123가 분명합니다.
건강한 모습에 안심이 됩니다.
분명 반가워하며 달려오는 것이겠지요?
맨 앞이 농3, 그다음이 농2, 맨 마지막이 농1입니다.
너네들 그동안 어찌 지냈어? 하고 물어보려고 하는데,
그토록 반갑게 달려오던 오리가 우리를 외면하네요.
그리고는 다시 오던 길로 돌아갑니다.
오리야, 왜 그래?
오리들이 우리가 다가가니까, 이번에는 물 속으로 들어가네요.
흙탕물 속으로 말이지요.
위험하다, 얘들아!!
오리들이 들어간 곳은 물 흐름이 조금 느린 곳이라서 덜 위험할 것도 같네요.
아무튼 오리의 마음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네요.
반가워한 것 맞겠지요?
우리는 오리들을 물 속에 두고 다시 산책길에 올랐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해가 질 무렵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려 걸어오던 중,
오리들이 잘 자는지 어쩐지 궁금해서 다시 오리가 머무는 곳 근처로 가보았습니다.
아까보다 이곳의 물이 조금 줄어서 돌들이 좀 더 드러나 있었습니다.
오리들, 농123 이외에도 다른 오리들까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습니다.
저렇게 아슬아슬한 곳에서 잠을 잔다는 것일까요?
아마도 땅은 해코지할 존재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심술궂은 사람들, 고양이들... 그리고 뱀도 있구요, 또 근처에 너구리도 살고 있으니까요.
물 속의 섬같은 곳에 머무는 것이 안전하긴 하겠지요.
하지만 수위가 높고 물살이 거센 날에는 그곳도 안전해 보이지는 않네요.
오리들이 지난 밤 잠을 잘 잤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