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8. 08: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지난 주 금요일, 8월의 마지막날, 농1과 농2가 특별히 포식한 날이었습니다.
농1과 농2를 만나서 가는 길에 흰뺨검둥오리들을 만났습니다.
흰뺨 검둥오리들이 다시 다리 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사이 너무 무더워서 다리 밑조차 더위가 대단했거든요.
그때는 오리들이 어디론가로 사라져버렸지요.
조금 기온이 떨어지니까 다시 터오리들이 되돌아와서 반갑네요.
조금 더 걸어내려가니 왜가리도 보입니다.
왜가리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다시 돌아왔네요.
거의 홀로 지내는 왜가리, 한 멋하는 새지요.
돌다리도 거의 다 모습을 드러냈구요.
평소 오리들에게 기장을 주던 바위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바위 바로 앞에도 모래섬이 생겼네요.
아무튼 오리들은 아직 오리섬1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리 섬3 근처에서 모이를 줬지요.
여전히 빠른 속도로 모이를 먹습니다. 오리의 배고픔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보통은 기장을 물 속에 던져주지만 물살이 빠르고 흙탕물이라서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
물 앞 흙 위에 뿌려주었습니다.
흙을 뱉어가면서 먹는 오리들, 식사가 좀더 힘들어진 것 같아요.
오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주위를 둘러 보니 멧비둘기가 눈에 띱니다.
에쁘네요.
오리들아, 너희들도 멧비둘기처럼 스스로 식사를 잘 해결할 수는 없는거니?
이 집오리들은 아무래도 스스로 먹이를 구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야생에서 먹이를 구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요.
불쌍한 오리들이지요.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길가다 오리들이 기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저희쪽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저희들에게 곡식 튀긴 것 한 줌씩 주네요. 구수하네요.
오리들에게도 한 줌.
이 날은 오리가 포식하는 날이었지요.
너무 과하게 먹어서 배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우리가 며칠 동안 모이를 주러 올 수 없는 형편이라서 혹시 며칠 굶더라도 견딜 만큼 먹어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생각했지요.
평소와 달리 포식한 후 농1과 농2는 물 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식사를 이어갑니다.
그렇지요. 몸을 좀 움직이고 먹고 움직이고 먹고... 현명한 생각이다 싶습니다.
이 날 친구는 오리들이 배불러서 자리를 뜰 때까지 기다렸다가 농1이 떨어뜨린 솜털을 주워주었습니다.
정말 보드라운 속털이었습니다~
득템!
(흑, 작은 가방에 넣은 솜털을 꺼내놓지 않고 세탁기에 돌려버려 솜털은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날 오리들은 배가 불러 행복해보였습니다.
깃털도 고르고 유유히 헤엄도 치면서 저녁나절을 보내는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다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