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8. 08:00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1월 마지막 일요일, 조금 일찍 오리들을 찾아나섰습니다.
평소대로 유기오리 커플을 찾아 누룽지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리 세 식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오리 세 식구는 멀리 오리섬 1 근처에 있었습니다.
덕맘이 "오리야!" 부르니 오리들이 들었는지 헤엄쳐 옵니다.
그런데 오다 말고 방향을 틉니다.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서 계시네요.
오리가 혼동한 걸까요?
오리들이 멈찟 멈찟 한 자리를 배회합니다.
친구는 계속해서 오리들을 불러 봅니다.
오리들은 다가올 생각을 하질 않네요.
오리들은 물 속에 머리를 담궜다 뺐다 하면서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오리들의 물속 먹이구하기는 계속되고
친구는 계속 오리를 부르고...
농1은 실컷 먹었는지 깃털 단장까지 합니다.
오리들의 무반응에 친구는 망연자실.
아무래도 일요일이라 오고가는 산책객들이 오리들에게 먹이를 줘서 충분히 먹은 듯합니다.
그래서 덕맘 따위 필요 없는 거겠지요...ㅠㅠ
우리는 앞으로 주말에는 오리밥을 주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평일에 오리밥을 주는 것이 오리들에게 더 필요하다 싶습니다.
어쩌면 오리들이 스스로 먹이를 구할 수 있게 된 걸까요?
아무튼 지금껏 오리들에게 밥을 주면서 이렇게 오리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친구는 완전히 실망한 모습입니다.
할 수 없이 오리 세 식구에게 주지 못한 누룽지를 오리커플에게 주기로 했습니다.
이 오리들은 무척 배가 고픈지 잘 먹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필요한 오리가 먹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지요.
유기오리 커플은 먹이에 너무 경쟁적이라서 마음이 아픕니다.
먹이가 충분하지 않은 탓이겠지요?
유기오리는 주변을 배회하는 야생오리를 공격하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좀 씁씁한 하루였습니다.
오리 세 식구의 못 본척에 충격을 받아서요.
오리들, 정말 냉정하네요.
오리들이 개는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