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들, 하늘의 먹구름이 야속해 (하천오리 시리즈153)

2019. 7. 10. 22:12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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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얼마만의 비인지요. 

비가 주룩주룩 떨어지는 소리, 차가 치고 가는 빗소리를 들으면서 씁니다. 

오늘은 오리들을 만나러 가질 않았습니다. 

어제 충분히 식사를 제공했고 오늘 하루는 많이 무덥지도 않았을테니, 잘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구요.

사실 오늘 하루는 쉬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지난 일요일(7/8)에는 비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는, 하늘에 떠 있는 먹구름이 야속하기만 한 날이었지요.  

멀리 다리1이 보입니다. 

이 사진 속 버드나무는 이제 더는 하천가에 없는 추억 속 나무가 되어 그냥 올려봅니다. 

이 동영상은 날아가는 왜가리를 촬영한 것인데, 잘 찍지 못했지만 그냥 올립니다. 

왜가리 나는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아서요.^^

바로 앞 사진 속의 왜가리가 사진을 찍고 나니 급히 날아가버리더군요.  

버드나무들은 월, 화요일에 결국 대대적으로 잘려졌습니다. 

버드나무 대재앙의 날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시에는 과연 이 거대한 버드나무들이 사라지면 생태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봤는지 궁금하네요. 

버드나무가 잘린 일로 조금 우울했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구요. 

지난 일요일만 해도 이 나무들은 앞으로 닥쳐올 일들을 알지 못한 채 싱싱하게 푸른 빛을 내뿜으며 여름을 향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보려 합니다. 

이 날 동번과 서번을  큰 다리 1 근처에서 만나지 못했습니다. 

영상 속에서 멀리 큰 다리1이 보입니다. 

동번과 서번은 큰다리1과 돌다리3 사이에 있었나 봅니다. 

돌다리에 서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 빠른 속도로 헤엄쳐 왔습니다.

오리들에게 줄 잡곡을 어디다 뿌려줄까?하다가 그냥 돌다리 중간의 바위 위에 잡곡을 뿌려두었습니다. 

오리들이 평소와 다름 없이 잡곡을 잘 먹네요. 

오리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았습니다.  

혹시 돌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이 오리의 식사를 방해할까봐서요. 

돌다리3의 하류쪽은 정말 풀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오리들이 잡곡을 어느 정도 먹었다 싶을 때 오리들을 두고 길을 떠났습니다. 

돌다리4 근처에 왔을 때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혹시나 청둥오리 다둥이 가족이 있나 싶어서요. 

그런데 오리들은 없고 왜가리 한 마리가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오리섬1을 지나 오리섬2에 도착했을 때, 주변을 둘러보니 오리들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오리들을 찾고 있는 중에 멀리 오리섬3에서 오리섬이 부지런히 이쪽을 향해 헤엄쳐 오는 모습이 보입니다. 

영상 속에서는 오리들의 모습이 점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잘 안 보일 거예요. 

(스마트폰으로 하천오리 시리즈를 보시는 분은 모니터로 보시는 분에 비해  영상이 잘 안 보일 수도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리섬5에는 왜가리 한 마리가 풀 숲에서 우두커니 자라잡고 있습니다.

이 왜가리는 오리섬3의 풀숲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농원과 농투가 오리섬5를 지나 앞서 나오기 시작하니까, 뒤늦게 야일이 날아서 거리를 좁힙니다. 

야일이 나니까 왜가리도 덩달아 나네요. 

오리 세 식구 모두 무사히 오리섬2에 도착했고 잡곡을 먹기 시작합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그 속의 오리, 언제 보아도 질리지 않고 거의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장면이 마음에 편안함을 줍니다. 

그런데 화요일부터 이제 오른쪽에 서 있는 거대한 버드나무는 더는 없습니다.   

야일은 여전히 살짝 살짝 농원과 농투에게 부리를 찔러대며 '방해하지 말라, 귀찮아.'하는 의사 표시를 하네요. 

길에서 웅성거리는 사람 소리를 듣고서 오리들이 식사를 중단하고 고개를 듭니다. 

다들 물로 헤엄쳐 떠나려는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다 소리가 잠잠해지니 다시 잡곡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 다시 식사를 시작합니다. 

주위에서 다시 소리가 들리니까 주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식사를 계속합니다. 

오리들이 사람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식사를 잘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어느 정도 먹었는지 농투가 물쪽으로 이동해서 스스로 먹이를 구합니다. 

야일도 이제 물 속에서 먹이를 더 구합니다. 

농원도 잡곡 식사를 멈췄습니다. 

다들 물 속으로 가버렸네요. 

잠깐 물 속에서 머무는 듯하다가 오리들이 다시 잡곡이 있는 쪽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바로 다시 물 속으로 떠나버리네요... 왜 그러지? 

청둥오리 삼둥이도 나타나지 않아서 식사를 평화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오리들이 다들 오리섬5쪽으로 이동하군요.

다 함께 오리섬5로 가려나 했는데요...

농투가 홀로 떨어져서 다리 오리섬2로 내려옵니다.

오리섬2의 하류쪽 물가에 멈춰 먹이를 찾아 먹습니다. 

야일은 쉬려는지 오리섬5위로 올라갔고 농원은 물 속에서 깃털을 다듬습니다.

남은 잡곡이 있는 곳에는 비둘기가 내려왔습니다. 

청소년 비둘기로 보이네요.

비둘기는 아직 겁이 많은지 잡곡을 먹지도 않고 바로 날아갑니다. 

그때 농투는 여전히 오리섬2 하류쪽 물가에서 계속 먹이를 찾아 먹고 있네요. 

그리고 다시 잡곡이 있는 곳으로 농투가 올라왔습니다. 

아직도 배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은 걸까요?

조금 남은 잡곡까지 농투가 잘 먹어준다면 고마운 일입니다. 

농투가 잡곡을  다시 먹는 동안, 농원은 열심히 깃털 다듬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일까요? 농원은 물 속에 머리 박기를 과격하게 반복하고 있군요. 

그동안 날씨가 너무 더워서 농원의 얼굴과 목 등이 너무 붉어졌어요. 

물 속에 머리를 담그면 아무래도 체온이 내려가는 데 좀 도움이 되겠지요?

이제 농원의 깃털 다듬기도 끝이 나고 농원과 야일 모두 오리섬5에서 쉬려나 봅니다. 

삼둥이의 방해가 없어 오리 세 식구의 저녁 식사는 오리들에게도 우리에게도 편안한 시간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삼둥이는 어딜 간 걸까요?

아무튼 오리 세 식구를 두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이 있을 뿐 빗방울을 떨어뜨리지 않았지요. 

큰다리1 근처에 왔을 때였습니다. 

멀리 동번과 서번 중 한 마리가 보입니다. 

아직도 무언가를 물 속에서 찾아 먹고 있는 것으로 봐서 잡곡이 충분하지는 않았나 봅니다. 

멀리서 잠깐 지켜보니, 한 마리는 작은 섬의 물가에, 한 마리는 그 섬으로 헤엄쳐 옵니다.

동번과 서번도 이제는 휴식시간에 들어가겠지요. 


비록 여름의 무더위는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전날보다는 기온이 조금 내려가서 더위가 좀 덜해지긴 했습니다. 

따라서 오리들이 전날에 비해 좀더 행복한 일요일 밤을 맞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리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더운 여름날이 또 하루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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