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매미허물 말고 뭔가 특별한 먹을 것 없어?'(하천오리 시리즈 166)

2019. 7. 29. 08:30동네하천에서 만난 새/집오리의 삶과 죽음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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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7/25)은 온종일 비가 왔다 그쳤다 했던 날이었습니다. 

온종일 하늘은 찌푸린 데다 저기압이라 컨디션도 그리 좋지도 않았지요. 

이날은 전날 오리들을 만나지 못해서 오전에 오리들을 보고 오자 싶었습니다. 

돌다리2에 도착하기 전 자라돌을 살펴보았습니다. 

자라돌을 보면 하천물이 얼마나 불어났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물이 그리 불지는 않았습니다. 

돌다리2로 내려가는 길목에 비둘기와 까치가 모여 있네요. 

까치는 어린 비둘기를 향해 날아 비둘기들을 놀래키면서 장난을 치는 듯합니다. 

지나가면서 잠깐 웃었습니다.

큰다리1에 도착해서 동번과 서번이 있는지 맨홀 위를 보니 집오리들은 없고 야생오리들만 떼로 쉬고 있네요. 

거리가 좀 멀어서 영상이 많이 흔들리는 점 양해해주세요. 

오리들 주변에 백로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다닙니다. 

동번과 서번은 어디 있는 걸까요?

친구가 오리들을 부르니까, 멀리서 꽥꽥하는 소리만 들리고 동번과 서번의 모습은 보이질 않더니, 멀리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새 달려서 옵니다.

잡곡을 먹으려는 동번과 서번 주위로 흰뺨검둥오리 한 마리가 다가옵니다.

동번이 그 불청객 오리를 쫓아버립니다.

하지만 흰뺨검둥오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시 주위를 맴돕니다.

동번이 다시 흰뺨검둥오리를 쫓아보려하지만 흰뺨검둥오리는 떠날 생각을 하질 않습니다. 

주변에 야생오리들이 많아 집오리들이 잡곡을 제대로 먹지 못할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다른 야생오리들은 집오리의 식사에 큰 관심을 보이질 않습니다.

마침내 오리 세 식구가 있는 오리섬2에 도착했습니다. 

오리 세 식구는 오리섬1에 머물러 있어 우리가 오니 금방 헤엄쳐 옵니다. 

이날은 농투가 선두입니다. 

먼저 출발한 농투가 먼저 도착해서 잡곡식사를 제일 먼저 시작합니다.

전날 밥을 주지 않아서인지 야일의 신경이 더 곤두서 있는 듯합니다.

농투와 농원에게 방해하지말라는 부리찌르기를 계속합니다.

이날은 친구가 오는 길에 풀에 매달려 있는 매미허물을 걷어다가 오리에게 줘보겠다고 합니다.

까치, 물까치와 같은 새들은 매미허물을 잘 먹는데, 과연 오리도 잘 먹을지 궁금하긴 했습니다.

풀들 사이에 핀 달개비꽃이 보입니다. 

파란색의 꽃색깔이 정말 시원하게 보입니다. 

풀이 너무 무성해져서 땅이 좁아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지켜봐도 매미허물은 먹지 않습니다. 

매미허물을 물었을 때도 뱉어버리네요. 

오리들은 매미허물은 옆으로 밀쳐두고 잡곡만 열심히 먹습니다.

역시 야일은 먼저 잡곡식사를 끝냈습니다.

물도 먹고 물가의 풀도 뜯어 먹습니다. 

오리들이 열심히 풀을 뜯어먹은 탓에 물가의 풀은 찢겨져서 너덜너덜합니다. 

야일은 깃털도 고르고 물가의 물 속에서 먹이도 구합니다. 

그런데 야일의 날개깃도 많이 짧아졌습니다. 

날씨가 덥고 힘들어서 깃털이 떨어져 나간 걸까요?

야일이 진흙 속 먹이를 구하는 동안에도 농원과 농투의 잡곡식사는 계속됩니다.

오리섬1을 보니 물에 가라앉았던 섬의 물가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이 좀 줄어든 거죠.

농원과 야일이 물가로 이동합니다.

농투 홀로 식사를 계속합니다. 잡곡을 먹던 곳에서 돌 밑을 뒤지면서 뭔가를 열심히 먹고 있네요.

야일과 농원이 다시 잡곡 있는 곳으로 다가옵니다.

셋이서 다시 나란히 식사를 합니다. 

이번에는 돌 밑을 뒤지면 먹는데... 최후의 잡곡을 찾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돌 아래 있는 먹을 것을 찾아 먹는 것인지...

농원과 야일이 먼저 헤엄쳐서 떠납니다. 

농투가 뒤늦게 뒤따라갑니다.

친구가 떠나는 오리들을 바라봅니다. 또 안 오나?하구요.

농원과 야일이 깃털을 다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농투는 떨어져서 계속 천천히 배회합니다.

그리고는 서서히 우리 쪽으로 다시 다가옵니다.

우리 근처 물 속에서 천천히 헤엄칩니다.

친구가 튀밥을 꺼내서 던져주니 농투가 다가옵니다.

농투는 아직 충분히 배가 부르지 않았나 봅니다. 잘 먹네요.

갑자기 농원도 천천히 다가오네요. 


결국 농투가 천천히 우리 가까운 곳에서 배회한 까닭은 '먹을 것 더 없어? 있으면 좀 주지.'하는 몸짓이었나 봅니다. 

뭔가 특별한 것을 더 먹고 싶었나 보네요. 


우리는 농원이 다가왔지만 더는 줄 것이 없어 오리들을 두고 떠났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웃 아파트 화단에서 매미허물을 발견했습니다. 

요즘 비가 오지 않으면 매미들이 열심히 울어대는 본격 여름철이 되서 그런지 매미허물을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오리는 매미허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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