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3. 17:02ㆍ동네하천에서 만난 새
어제 늦은 오후 하천가 산책을 나섰습니다.
잉어떼가 나날이 살쪄가는 다리 아래를 내다보았을 때, 흰뺨검둥오리(일명, 터오리)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부리끝이 노란 흰뺨검둥오리들, 반가웠지요.
헤엄칠 때마다 젖는 붉은 빛 오리발도 예쁩니다.
오리들이 풀을 뜯어먹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이 오리들은 암수 커플일 것 같습니다.
찌푸린 하늘 아래 빗방울이 떨어지는 중이라 영상이 흐릿하네요.
오리가 풀을 먹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틀 전에 하천가에서도 터오리는 만났지만 청둥오리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터오리는 한참 몸단장 중이었습니다.
요즘은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서인지 하천에서 오리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서 터오리 한 마리라도 만나면 즐겁습니다.
흰뺨검둥오리라는 이름대로 오리의 뺨이 하얗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청둥오리들이 한 마리도 보이질 않습니다. 모두 떠난 걸까요?
청둥오리는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와 달리 철새니까 더 시원한 곳을 찾아 북쪽으로 날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청둥오리 수컷을 만난 지도 제법 시간이 흘렀습니다.
5월 초순에만 해도 하천에서 청둥오리 수컷을 여러 마리 볼 수 있었지요.
노란색 부리, 초록빛 뺨, 푸른빛 머리, 하얀색의 목띠, 갈색 가슴, 그리고 갈색이 언뜻언뜻 섞인 흰빛의 날개,
청둥오리 수컷은 화려한 색깔로 치장한 참으로 아름다운 새입니다.
청둥오리도 오리발은 흰뺨검둥오리와 같은 색입니다. 오렌지빛이 감도는 선홍색이지요.
이날은 청둥오리가 가까이 있어 운 좋게도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청둥오리 곁에 셀 수 없이 많은 거대한 잉어떼들, 보이시나요? 무서울 지경입니다.
가끔은 이 잉어가 오리를 잡아먹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곤 합니다
청둥오리 수컷을 마지막으로 본 날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열흘 전이네요.
5월 중순 북쪽을 향해 날아가던 청둥오리 수컷 3마리를 보았는데, 그것이 올봄에 청둥오리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때였지요.
이제 청둥오리들을 다시 만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작년에는 청둥오리 암컷과 새끼들은 우리 하천에서 초가을까지 머물러 있었지요.
그런데 올해 태어난 청둥오리 새끼들과 어미는 어디로 간 걸까요?
도무지 보이질 않네요. 새끼들은 다들 살아남았는지 궁금합니다.
('청둥오리'로 내부검색하시면 올봄에 태어난 새끼 청둥오리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