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4. 17:56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4월 말, 한참 철쭉꽃이 피고 있을 무폅 벚나무 산책길에서 이 분홍색꽃을 발견했습니다.
통꽃은 노란색, 혀꽃은 분홍색이 이 꽃이 무엇일까? 궁금했지요.
통통한 줄기에는 솜털이 나 있고, 뿌리잎과 줄기잎이 있습니다.
줄기잎은 어긋나고 잎은 긴 타원형으로 생겼는데, 기부가 좁아집니다. 그리고 잎가장자리에 드문드문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무한꽃차례인 산방꽃차례 입니다.
줄기에도 솜털이 있지만 잎에도 솜털이 있습니다.
이 분홍꽃이 피는 야생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오고 가면서 계속해서 이 꽃을 지켜보았지요.
아무래도 이 꽃은 개망초의 꽃과 닮았습니다. 달걀후라이와 닮은 꽃.
어린 시절 친구가 소꿉장난을 할 때 달걀후라이라면서 접시에 담았다는 바로 그 꽃.
궁금했던 야생화는 분홍 개망초일까요?
그리고 5월 중순. 마침내 하천가의 개망초꽃들이 만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란 통꽃에 하얀 혀꽃, 산방꽃차례, 바로 개망초 꽃입니다.
곧추 선 줄기엔 솜털이 나 있고, 잎은 길쭉한 타원형이고 잎가장자리에는 얕은 톱니가 나 있습니다.
그런데 분홍 개망초에 비해서 잎이 더 뾰족하고 길쭉한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혀꽃색이 다르지요.
그런데 주변에 보니까 분홍빛이 감도는 개망초꽃도 있습니다.
원래 개망초 꽃은 흰색이지만 분홍빛이 감돌기도 한다지요.
하지만 완전히 분홍색은 아닙니다.
개망초꽃은 그늘에 말려서 꽃차로 마신다고 합니다.
개망초가 국화과에 속하니 마치 국화차나 카모마일차와 같이 향기로운 맛이 나지 않을까? 상상해봅니다.
아직 미처 피지 못한 꽃봉오리도 보입니다.
개망초 꽃은 여름에 피어 한여름까지 계속 핀다고 하지요.
5월말이 되니 벚나무산책길에도 흰색과 분홍색꽃이 뒤섞여서 개망초꽃이 더욱 더 만발했습니다.
그런데 벚나무 산책길의 개망초는 하천가의 개망초보다 키가 작은 것 같습니다.
햇빛이 부족해서일까요?
알고 보니 벚나무 산책길의 분홍빛 개망초는 개망초의 일종인 봄망초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다 북아메리카 원산인 귀화식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두산백과]에 의하면 봄망초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개망초는 두해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봄망초는 최대 80센티미터까지 자라고, 개망초는 1미터까지 자란다고 해요.
봄망초는 꽃봉오리일 때 고개를 아래로 꺾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벚나무 산책길의 개망초는 흰꽃이 피는 것도 있고 분홍꽃도 있습니다.
흰꽃 개망초는 개망초인 것 같고, 분홍꽃 개망초는 봄망초로 보입니다.
분홍빛 개망초 잎은 흰꽃 개망초 잎보다 더 넓고 주걱모양입니다.
습지 주변에도 개망초가 만발했습니다. 붉은 개양귀비 한 송이가 외로워보이네요.
예쁜 꽃이 피는 야생화에게 개망초라는 이름을 주었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개'와 '망초'가 붙어서 만들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망초'는 밭에 우거지는 풀을 뜻하고, '개'는 시시할 때 이름에 붙이는 접두어니까,
한 마디로 밭에서 자라는 잡풀이라는 의미로 이 식물의 고유하고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는 내용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순한 여자라는 뜻의 '순희'같은 이름이 아닐까 싶어요.
<참고로 망초(2018.9.12.) 사진들 아래에 올려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