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7. 12:06ㆍ동네에서 만난 식물/하천가
어제 이른 저녁, 산책길에 나섰을 때, 대기가 향긋하고 달콤한 향내로 가득했습니다.
아카시나무의 향기였습니다.
하천 건너편 은행나무 산책길 아래 사면에서 자라는 아카시나무들의 흰꽃이 만발했습니다.
그런데 걷고 있던 벚나무길 아카시나무들도 흰꽃을 피웠습니다.
제가 즐기고 있던 아카시나무의 향기는 바로 이 나무들이 내뿜는 것이었지요.
5월이면 아카시나무의 흰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로 길을 걷는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아카시나무의 꽃은 어린가지의 겨드랑이에서 총상꽃차례로 핍니다.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채 피어 있는 아카시 나무의 꽃은 눈으로 즐기는 것보다 코로 즐기는 것이 더 좋아요.
꽃 하나의 길이가 최대 2cm라고 하니까 꽃들이 모여 있으면 얼마나 향기가 짙어질까요?
게다가 꽃들의 모임이 수없이 많다고 한다면? 그 향기가 대단하겠지요?
봄날 나무들의 변화는 쉼 없이 이루어져서 조금이라도 눈을 딴 곳으로 돌리면 어느새 확-달라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지난 4월 말경 하천가의 아카시 나무들은 초록잎만을 매단 채 그리 눈에 띠지 않았지요.
주변 애기똥풀의 노란꽃만 바라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아카시나무들이 떼지어 모여 자라고 있었지만 애기똥풀의 군락에 밀리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역시 잎보다는 꽃이 더 우리의 시각을 자극합니다.
이때만 해도 아카시나무는 어린 잎들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었습니다.
갓 돋아난 아카시나무의 어린 잎은 연한 녹색으로 여린 모습이었습니다.
잎조차 완전히 키우지 못한 아카시나무들의 빛깔이 연초록빛을 띠네요.
아카시나무의 어린 잎도 충분히 사랑스럽습니다.
어린 가지의 잎들 가운데 아직 작은 잎을 채 다 펼치지 못한 잎들도 보입니다.
잎이 여려서인지 아카시나무의 가시 달린 줄기가 더 눈에 띱니다.
아카시나무의 어린 가지에는 턱잎이 변한 가시가 있습니다.
가시가 숭숭 나와 있는 가지들로 빼곡한 아카시나무 밭에는 감히 그 나무들을 헤치고 지나갈 엄두를 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며칠 후 아카시나무의 하얀 꽃봉오리를 발견했었지요.
아직은 꽃봉오리가 그리 많지 않지만 꽃봉오리가 맺히기 시작했으니까 얼마 후면 우리가 흰꽃을 볼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아카시나무의 깃꼴겹잎도 완전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날 이 나무의 잎의 작은 잎들을 세어보니까, 대부분 13개였습니다.
아카시 나무의 작은 잎은 9-19개라고 하지요.
그리고 5월로 들어서니까 아카시나무의 흰 꽃봉오리들이 잔뜩 매달렸습니다.
곧 만발할 날들을 기다리고 있는 아카시나무의 꽃봉오리들.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아카시나무는 장미목 콩과에 속하는 나무라서 콩깍지 열매가 매달리는데, 지난 해 콩깍지가 마른 채로 아직 매달려 있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매년 5월이면 아카시나무 흰꽃의 향기에 취해서 자꾸 사진을 찍게 됩니다. 그래서 포스팅이 적지 않네요.
('아카시나무'로 내부검색하시면 5월의 아카시나무 흰꽃이 만발한 모습, 콩과식물인 회화나무와 아카시나무를 구분하는 법 등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어제의 산책은 아카시나무의 향기 덕분에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