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만난 식물(1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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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산골에 사는 한 아이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진달래꽃을 따먹더라는 이야기를 페이스북에서 보았습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꽃이 순하게 보입니다. 독이 있어보이질 않아요. 꽃을 따서 맛을 보면 약간 신 맛이 납니다. 비타민 C가 들어있어서 랍니다. 펄럭이고 있는 꽃잎이 먹고 싶어지긴 합니다. 먹을 수 있는 꽃이라서 '참꽃'이라 불렀다고 하네요. 순해보여서인지 어찌 보면 촌스러워보입니다. 벚꽃에 비해 사진빨을 잘 받지 않는 꽃이기도 하지요. 산에는 유달리 붉은 진달래가 있는데, 아마도 철분이 많은 흙 속에서 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혼자 추측해 봅니다. 원래 짙은 빛의 꽃을 피우는 품종일 수도 있겠지요. 진달래가 지고 산 철쭉이 피면 봄이 절정에 다다른 기분인데.... 산철쭉을 보니 꽃봉오리가 맺혀..
2016.04.14 -
열매를 매단 느릅나무
지난 해 하천가를 걷다가 바닥에 떨어져 있는 녹색의 동그란 것들을 보고 무얼까 궁금해서 책을 뒤적여 보고 느릅나무 열매라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며칠 전 하천가를 거닐다가 느릅나무가 열매를 잔뜩 매단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컸습니다. 열매가 얼마나 많이 매달렸는지 가지가 아래로 휘청합니다. 이른 봄에 꽃이 핀다고 하는데, 올해도 꽃은 보지 못했습니다. 유심히 살펴보지 못한 탓이겠지요. 내년에는 느릅나무 꽃을 꼭 보리라 결심해 봅니다. 느릅나무 열매는 너무 빨리 자라서 잎을 달기 시작할 때면 벌써 열매는 그 모양을 완전히 갖춘다고 하네요. 날개가 달린 납작하고 동그란 모양의 열매, 그 곁에 어린 잎들이 돋아나 있습니다. 책을 살펴보니, 느릅나무 열매는 끝쪽으로, 참느릅나무의 열매는 ..
2016.04.14 -
라일락 보라빛 꽃
투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라일락과 마주쳤습니다. 라일락은 봄날 향긋한 향내에 취하게 만드는 나무입니다. 이 냄새는 대학시절 중간고사 기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라일락이 무르익어 달콤한 향내를 뿜어낼 때는 꼭 시험 준비로 바쁠 때였습니다. 봄꽃을 즐길 여력이 없었던 청춘에 대한 기억이지요. 이제는 봄꽃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라일락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이른 비 때문에 라일락꽃에 물기가 그대로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네요. 라일락의 이파리도 꽃, 향기 못지 않게 마음에 듭니다. 넓적한 이파리가 편안한 느낌을 주거든요. 라일락 사진을 찍고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공원 끝자락에 라일락나무가 두 그루나 더 있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어린 가지와 어린 이파리가 있었습니다..
2016.04.13 -
벚나무, 벚꽃놀이
봄에 벚꽃놀이는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다행한 것은 꽃구경하러 다른 동네로 애써 갈 필요 없다는 점이지요. 올해도 동네에서 벚꽃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동네 공원, 산책길, 하천가, 아파트 단지... 도처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산책길 입구부터 벚꽃이 눈이 사로잡습니다. 이렇게 벚꽃이 만개한 순간에 산책을 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답네요. 지는 벚꽃을 보니, 이제 이 꽃들도 얼마 있지 않으면 모두 꽃비로 내리겠지요. 꽃비도 아름답지만 가는 봄날이 아쉬울 것 같네요. 가까운 곳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찾았습니다. 오래된 벚나무가 많고 꽃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입니다. 작년에도 이 아파트 단지에 벚꽃구경을 하러 왔었습니다. 변함없이 벚꽃이 대단하지만,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자가용들이 즐비하게 주..
2016.04.12 -
개나리, 노란꽃
동네에도, 하천가에도, 산책길에도, 산에도 도처에 개나리가 만발했습니다. 벌써 성급한 잎들은 고개를 내미네요. 꽃 하나하나는 소박하지만 함께 모여 있으니 그 화려함이 대단합니다. 곁에 핀 벚꽃도 무색하기만 합니다.
2016.04.12 -
왜현호색
산기슭에서 자란다는 왜현호색. 공주시 공산성 산책길에 무리지어 피어 있더군요. 현호색은 자주 괴불주머니와 언뜻 보면 닮아보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현호색의 잎은 순한 모습을 하고 있고 꽃무리도 괴불주머니와 달리 덜 촘촘히 핍니다. 괴불주머니가 독이 있는 것에 반해 현호색은 약재로 쓰이니 참으로 다른 식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은한 푸른빛 꽃이 지나가는 사람의 발걸음을 붙듭니다. 신비로운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파리도 타원형 꼴에 톱니가 없고 밋밋한 모습이 착해 보이는 모습이지요. 푸른꽃을 좋아하는 야마오 산세이가 떠올랐습니다.
2016.04.08 -
홍매화
동네 산림욕장에 가기 전 산 아래에는 밭이 있습니다. 어느 밭 곁에 눈길을 사로잡는 분홍빛이 있네요. 무슨 꽃인지 궁금해서 하산하는 길에 다가가 보았답니다. 홍매화네요. 홍매화가 아니라 진분홍 매화라 해야 할까요? 이 매화꽃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나가던 등산객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 다들 사진기를 꺼내들고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매화찍기에 분주합니다. 아름답다 느끼는 마음이 모두 같은지... 아마도 이 매화는 지금은 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깐이었지만 내 걸음을 멈추게 한 매혹적인 봄꽃이었지요.
2016.04.04 -
흰 매화
산길을 오르는데 멀리 하얀꽃이 보입니다. 무슨 꽃일까요? 나와 꽃 사이에는 밭이 가로 막혀 있었는데, 남의 밭 가로지르기도 그렇고 해서 그냥 멀리서 '흰꽃이구나' 하고 보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친구가 굳이 가까이서 보자는군요. 계절상으로 봐도 벚꽃은 아닐테고, 흰 매화꽃이려거니 했거든요. 먼저 밭을 가로질러간 친구는 멀리서 제게 이 꽃을 가까이서 꼭 봐야 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네요. 도대체 왜 꼭 봐야 하는지 궁금해서 가보았습니다. 정말 대단하긴 하네요. 매화나무가 햇살 좋은 양지녁에 자리잡아서인지 매화꽃이 가지에 다닥다닥 붙어서 핀 모습이 눈이 부실 지경입니다. 매화꽃이 벚꽃보다 더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네요. 아직도 꽃을 피우지 않은 꽃봉오리까지 만개하면 대단하겠지요. 푸른 하늘에 드리운 ..
2016.03.27